매거진 일상 여행

Swiss 그린델발트 트래킹 (3)

뮈렌, 벵겐 + 라우터부르넨

by 조성봉 U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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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찍은 사진들 (좌: 뮈렌, 우:알멘트호벨)


뮈렌. 미친듯한 풍경. 알프스 융프라우의 산군들을 가장 눈부시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

알멘트호벨. 뮈렌보다 윗 동네. 때문에 뮈렌보다 훨씬 더 미친듯한 풍경을 접할 수 있는 곳.

2019년 가족들과의 스위스 여행 당시, 창문 바로 앞에 구름이 떠다니는 등 별 희안한 광경들을 많이 접했지만, 경치 하나만으로 Top을 꼽자면 (융프라우도 알페데시우시도 아닌) 뮈렌과 알멘트호벨이었다.


뮈렌에서 이렇게 멋진 풍경이 가능한 이유는 '라우터부르넨'이라는 계곡 위쪽에 자리잡은 절벽위 도시이기 때문이다. (벵겐은 그 반대쪽)

earthtrekkers.JPG 위 사진의 계곡이 라우터부르넨, 오른쪽이 뮈렌,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뮈렌 반대편 절벽이 벵겐이다. 벵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멘리헨이 있다 (출처: earthtrekker)


벵겐을 오르다가 찍은 라우터부르넨의 유명한 폭포. 말했듯이 뮈렌과 벵겐은 라우터부르넨이라는 계곡을 마주하는 절벽들이라서 폭포의 스케일이 어마무시하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것을 보기 위해 라우터부르넨을 찾는다.


아침에 호텔 바로 앞 그린델발트 역에서 기차를 타고 뮈렌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조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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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 역(Grindelwald): 출발

쯔바이뤼치넨 역(Zweilütschinen): 인터라켄 방향 기차를 타고 가다 환승

라우터브루넨 역(Lauterbrunnen): 뮈렌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거점

그뤼치알프 역(Grütschalp): 라우터브루넨에서 케이블카로 이동 후 뮈렌행 산악 열차를 타는 역

뮈렌 역(Mürren): 최종 도착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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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트래킹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뤼치알프 역(Grütschalp)에서 내려 뮈렌까지 걸어갔다.


기대했던 것보다 풍경은 별로였다. 아직 아침나절이라 융프라우 산군들이 청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중간에 트레일러닝하는 사람도 만났다. 2~3km를 걸어 뮈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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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렌에 도착했는데, 관광객이라고는 채 30명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안개까지 끼어 있어서 저 멀리 융프라우 산군들의 모습도 드라마틱하지 못하다. 게다가 눈 때문에 알멘트호벨까지 올라갈 수도 없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뮈렌을 차분하게 한바퀴 둘러보고 더 이상 볼 게 없어서 라우터브루넨으로 다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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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겐은 직접 오르기로 했다. 뮈렌에서 뭐 별로 건진 게 없어서 '벵겐만이라도..' 하는 심정이었다.

0218_04.JPG 라우터브루넨-벵겐-멘리헨의 관계. 내가 오른 건 48번 코스


라우터브루넨 역 지하도 반대편으로 나가면 멋진 이정표가 있어서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쯤부터 날씨도 좋아져서 기분이 한결 들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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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호기로웠다. 트래킹 4일째라 근육 피로도가 다소 있긴 했지만, 뮈렌에서 제대로 된 트래킹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커서 벵겐까지는 멋지게 가보자 하는 마음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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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라우터브루넨의 멋진 풍경이 있고, 여긴 굽이진 오르막길이 있고. 오르막길을 돌면 여긴 다시 굽이진 오르막 길이 나온다. 힘들어도 괜찮다. 뒤돌아보면 라우터부르넨의 멋진 풍경이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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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굽이진 오르막길'이 30번 정도 반복되니까 서서히 한계치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절벽 마을 업힐은 경사도 꽤 가파랐기 때문에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중간에 쉬는 일이 갈수록 잦아졌다. 어느 순간, 굽이진 길만 나오면 욕부터 나왔다. 저 길만 돌면 벵겐이 나타날거야 하는 희망은 '굽이진 오르막길'이 무한 반복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바뀌었다. 길 옆으로 철로가 있었는데,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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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쉬었던 벤치에서


드디어 벵겐에 도착했다. 저 위에 멘리헨이 보인다. 둘째날 눈때문에 포기한 지점보다 더 멀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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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마음이 흔들렸던 문명의 이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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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렌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번화한(?) 벵겐. 마을도 훨씬 크고, 가게도 훨신 많았다.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제법 눈에 띄었고,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들도 제법 보였는데.. 마을에서 제일 큰 마트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신라면이 반겨주고 있다니...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뮈렌의 구멍가게에서는 불닭볶음면도 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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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라우터부르넨으로 내려와서 폭포를 멍하니 구경하다가 열차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돌아왔다.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서 찍은 사진은 없다.


IMG_5286.JPG 안주 없이 맥주 1~2병 마시는 게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림. 웨이트리스도 '너 또 왔어?'하고 반긴다. 저거 한 병에 만원 정도였던가??


그 다음날은 그린델발트 트래킹의 마지막 날이었다. 쉬렉호른 협곡을 중심으로 한 25-23번 코스. 유명하지 않아서 별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피르스트 트래킹과 더불어) 그린델발트 트래킹 최고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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