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boutThinkin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봉 UXer Nov 08. 2023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누구나 다 뇌과학을 배울 필요가 있는 이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 글을 쓴다.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그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메타인지를 발달시키는것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극중에서 환자는 자서전을 쓰면서 스스로를 관조한다. 정신없이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좀 더 깊숙이 인지하면서 치유의 방법을 찾는다.


일기를 쓰거나 혼자서 여행을 가거나 하루종일 카페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지 않으면서)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거나 하면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타인지를 강화시킬 수 밖에 없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수없이 해야 했던 일이 내게는 '메타인지 강화'였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뇌과학이 메타인지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를 풀어보고자 한다.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관조한다'고 할 때의 그 대상, 마음이란 무엇일까?


마음은 생각과 감정의 총체적 집합이다. 사람들의 뇌는 생리학적으로 99.9% 동일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서로 다른 이유는 생각하는 회로가 다르게 유전/형성/발전되어 왔기 때문이다.


(동물과 대비되는)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전전두피질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source: wikiversity

생각(이성적인 사고)는 주로 전전두엽에서 이뤄진다. 전전두엽은 여러분들이 네손가락을 이마에 가져다댔을 때 그 건너편에 있는 뇌 영역이라고 보면 된다. 뇌는 둥그렇게 생겼으면서도 좌뇌와 우뇌로 나눠지기 때문에 안쪽을 내측, 바깥쪽을 외측, 둥근 모양의 윗부분을 배측, 아래부분을 복측이라고 부른다. 뇌에서 가장 활달하게 생각이 이뤄지는 영역은 배외측 전전두엽이다. PC로 따지면 CPU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배내측, 복외측, 복내측 전전두엽과 그에 이웃한 안와전전두엽 등이 생각할 때 작용한다.


변연계. 편도체(Amygdala), 해마(Hippocampus), 시상하부(Hypothalamus), 대상피질(Cingulate gyrus). source: wikipedia


감정은 변연계라고 부르는 안쪽에서 이뤄진다. 변연계는 '파충류의 뇌'라고도 불리우며, 그것을 둘러싼 대뇌피질과는 다르게 감정, 충동조절, 통증, 반응 등을 관장한다. 변연계는 크게 4가지로 이뤄지는데 다양한 호르몬을 조절해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통제하는 시상하부, 불안과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주의력을 관장하는 대상피질이 있다.


source: Nature Reviews Disease Primers

전전두피질과 변연계 외에도 우리 마음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기관이 하나 더 있다. 선조체와 섬엽이다. 선조체는 습관, 즐거움, 중독 등을 관장하는데 선조체 중에서도 앞부분에 메달려 있는 측좌핵은 쾌락, 흥분과 관련된 일에 관여한다. 섬엽은 고통을 관장한다.


실제 뇌세포들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시냅스를 통해서 신경전달물질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위에서 밝힌 각 뇌 영역들에는 각자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이 분비된다.


- 세로토닌 - 의지, 활동, 좋은 기분

- 노르에피네프린 - 집중력, 스트레스 대응

- 도파민 - 쾌락, 충동

- 옥시토신 - 신뢰, 사랑, 불안 감소

- 멜라토닌 - 수면

- 엔도르핀 - 고통 완화



전전두엽, 변연계, 선조체, 섬엽 등은 서로 연결되면서 뇌회로를 구성한다. 유전적인 기질에 의해서, 자라온 환경에 의해서,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의해서 이 회로들은 복잡한 자신만의 체계를 형성한다.


위 지식은 기초적인 것들로 뇌과학과 관련된 책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얼마든지 구체적인 뇌영역,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배워볼 수 있다. (간혹 특정 뇌영역을 지나치게 화대 해석하는 유튜브 영상도 있는데 그런 영상은 피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편도체와 도파민이 만악의 근원인양 얘기하는 것과 같이..)


담배나 술, 포르노, 스마트폰을 못끊고 있다면 여러분의 편도체-전방 대상피질-측좌핵-배외측 전전두엽의 회로 연결이 잘못되서일 수 있다. 걱정만 많다면 여러분의 배외측 전전두엽이, 불안이 많다면 편도체가 잘못 작용해서일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우울해하고 있다면 어떤 회로가 작용하는 지 들여다본다. 만약 여러분이 갑자기 화가 난다면 어떤 회로가 작용하는 지 들여다본다. 신기하게도 그러면 불안이 가라앉고 흥분이 잦아든다. 지금 내 뇌의 어느 회로에서 잘못된 작용이 이뤄지고 있는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여러분은 스스로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번 해보시길, 배워보시길 권한다.


뇌과학에 대한 공부는 메타인지에 큰 도움을 준다. 마음의 근육을 두껍게 해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야심 vs 허영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