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노래의 배경인 1970년대는 그야말로 먹고 살 방도가 없어 한국을 떠나야 했던 이들이
본격적인 이민길에 오르던 때였다.
연인이 미국행 배에 몸을 싣는 동안, 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 화자는 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나성에 가면 편지를 쓰라고, 그곳에서의 이야기를 가득 담아 내게 전해달라며 웃으며 손을 흔든다.
하지만 편지를 요청하는 화자의 목소리는 공허하다.
두 사람이 영영 다시 만날 수 없음을.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으로 떠난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는
결코 좁힐 수 없는 물리적 거리가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떠나는 연인의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볍길 바라는 마음으로
화자는 첫 소절 가사를 힘겹게 발화한 것일 테다.
애써 숨긴 슬픔은 항구를 떠난 배가 멀어져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즈음
마침내 터져 나온다.
즐거운 날에도 외로운 날에도 내 생각을 해달라고, 함께 지낸 날을 잊지 말아 달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안녕을 고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은 눈물로 쓰인 노래다. 슬픔을 숨기려 하기에 더욱 애절하다.
이것이다.
담담히 슬픔을 노래할 때, 내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