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날 보러 온 거야?

교토_몽키파크 이와타야마

by 양수련

정상에 오르자 원숭이가 다가온다. 어슬렁어슬렁 느긋하게 다가와 사람을 관찰하듯 눈길 한번 주고는 휙 돌아선다. 원숭이의 영역에 들어선 이들은 원숭이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손을 세척하고 먹을 것은 정해진 것만 줘야 한다. 원숭이에게 먹이를 건네는 이들은 울타리 안에 있다. 원숭이의 땅에서 인간은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서 원숭이를 구경한다. 울타리 안의 사람을 구경하기 위해 원숭이는 철조망에 붙어 옮겨 다닌다.


“인간이 많군. 구경 다했으면 이제 그만 가보게나.”


늙은 원숭이는 출입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사람이 지나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은 채.

정상에서 보는 도시는 아늑하다. 도시 끝으로 산등성이가 이어져 있어서다. 또 다른 형태의 동물원이다. 이와타야마에 사는 원숭이들은 그렇게 인간이 사는 곳을 내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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