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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 기 홍 Apr 23. 2020

광활한 우주를 돌아 돌아

나의 숨이 되어 버린 존재

아이야.


신발을 바로 놓아줄 테니 신어보렴.

맨발에, 아기 버선에 길들여진 너의 발이 조금은 불편할지 모르지만,

이젠 신어야 할 때가 되었단다.

곧고, 바르게 펼쳐진 눈앞의 발밑과는 달리,

문 밖에는 많은 돌부리와 잔가지들.

그 밖의 거친 것들이 너의 하얗고 부드러운 발을 괴롭힐 수가 있단다.


하지만.


아이야. 문밖 낯선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세상은 너를 맞이하기 위해 너무도 오랜 시간을 기다렸단다.

네가 문을 열고 세상에 첫발을 디디 순간, 오랫동안 너를 기다려준 세상을 향해

밝은 웃음을 지어 주려무나.

비로소 주인을 맞이하는 모든 것들에.


이리 오렴.


아빠가 손을 잡아줄 테니.

너의 신발이 불편함 없이, 세상을 당당히 맞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곁에 있어줄게.


아이야


이제 문을 열어보자꾸나.

아빠완 달리, 네게 펼쳐진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너 못지않게 설렘으로 가득하단다.


이곳은 너의 세상이란다. 


사회의 일원이 됨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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