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
때론 방금 한 나조차도 기억되지 않는
평범한 말 한마디.
내 혀와 입술로 생명을 만들고,
표정으로 포장하여 세상에 내 보낼 때.
내 속의 메아리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치장한다. 스스로.
어떤 이에겐 날카로운 끝으로 상처를 내고.
어떤 이에겐 현란한 몸짓으로 욕심을 깨우고.
어떤 이에겐 달콤한 손짓으로 마음을 흔들고.
어떤 이에겐 따스한 손길로 위로를 건네고.
또 다른 이에겐 환한 미소로 희망이 되어주기도 한다.
무형의 에너지.
무색, 무취의 모습으로, 나를 벗어난 세상을 떠다니며,
새롭게 움틀 수 있는 곳에 찾아든다.
참으로 오묘한, 죽은 듯 살아 숨 쉬는 한마디의 말.
비록 창조자로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스스로 진화하는 생명으로, 혀보다, 입술보다..... 그리고 나 보다.
수백, 수천 년의 긴 생명력으로 나를 대신하여 살아간다.
말.
한마디.
그래도 쉽다 하는가.
나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