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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 기 홍 May 06. 2020

계절 물려주기

반쯤의 경계. 그 선 위에서

차가운 설익은 봄 바다.

마음마저 얼릴 듯 한 매서운 바람은, 

아스라한 실루엣의 봄 햇살과는 달리

계절의 경계에서,

그 마지막 한을 풀어놓는다.


너울에 밀려와 바위에 깨지고.

잔돌 틈, 몽글거리며 모여있는 

채 녹지 못한 하얀 포말들.

계절의 끝자락 바람을 타고

허공을 수놓는다.


때론 연꽃으로,

때론 목련으로.

새가 되어 날기도,

나비가 되어 팔랑 이기도하고.


춤을 춘다.

바람도, 소나무도.

미친 듯이 머리를 풀어헤친, 

해변의 은 천막들도 춤을 춘다.


반쯤 살아온 정지된 나의 의지와 신념.

그리고 내 안의 눈물은 소망한다.

남은 반생의 춤을.


그렇게 계절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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