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설익은 봄 바다.
마음마저 얼릴 듯 한 매서운 바람은,
아스라한 실루엣의 봄 햇살과는 달리
계절의 경계에서,
그 마지막 한을 풀어놓는다.
너울에 밀려와 바위에 깨지고.
잔돌 틈, 몽글거리며 모여있는
채 녹지 못한 하얀 포말들.
계절의 끝자락 바람을 타고
허공을 수놓는다.
때론 연꽃으로,
때론 목련으로.
새가 되어 날기도,
나비가 되어 팔랑 이기도하고.
춤을 춘다.
바람도, 소나무도.
미친 듯이 머리를 풀어헤친,
해변의 낡은 천막들도 춤을 춘다.
반쯤 살아온 정지된 나의 의지와 신념.
그리고 내 안의 눈물은 소망한다.
남은 반생의 춤을.
그렇게 계절은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