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아.
옳은 걸 알아.. 나도.
자존심일 거야.
아니... 자존심 맞아.
이 썩을 놈의 자존심.
옳은 당신에.
내가 자꾸 엇나가는 건,
새털보다 가벼워진
내 자존심 때문일 거야.
살짝만 불어도 흔들리는. 그런.
맞아.
당신이 맞아. 그런데.
어느덧 반생을 걸어온
내 길이, 이제는 궤도를 벗어나
광활한 미지의 우주 속으로 가야 하는
위성이 돼야 한다는 게
불편해서 그래. 어쩜 두려움 일지도....
시작되는
나머지 인생의 출발점에서.
자존감을 잃어버린 내가
마치 나무에 걸린, 끈 풀어진
운동화처럼 허공에 매달릴까
두려워서 그래.
맞는 걸 알아... 나도.
하지만 잠시 기다려봐.
신발끈을 꼭꼭 동여 매고
다시 고개 들어 앞을 살피고 있는
중이니까.
그리 쉽진 않겠지만 꼭 땅 위에
다시 두발을 디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