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닝커피와 담배 한 개비, 점심엔 숙취 해소를 위한 맵고 짠 음식, 저녁엔 1차로 삼겹살에 소주, 2차로 치킨과 맥주로 입가심, 새벽 운동보단 잠, 주말엔 카우치 포테이토. 이십여 년 전 내가 회사 생활을 시작할 무렵만 해도 대다수 대한민국 남자 직장인들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전 연령층에서 건강에 관한 관심이 크다. 주말에 서울 한강공원에만 나가봐도 걷거나 달리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붐빈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센터나 헬스장 이용이 주춤하곤 있지만 자연 속에서의 걷기, 러닝, 등산과 더불어 안전한 집에서의 홈트(홈 트레이닝)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건강관리란 말이 40대 이상에게만 통용되는 것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20~30대 연령층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고 100세 인생 시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한다. 바람직한 생각과 행동이다. 건강관리는 건강할 때 해야 한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의 관리는 '관리'가 아니라 '치료'가 된다.
2. 올해 팔순이신 어머니는 '유용한 정보니깐 꼭 읽어보라'시며 몇 년 전부터 가끔씩 내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도대체 어떤 소스로부터 그런 다양한 내용들을 받으시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런데 건강관리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있다.
실제로 실천해보면서 나름 상당한 효과가 있음을 스스로 느끼기도 하고, 나중에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 '아! 이게 그거구나'라고 혼잣말을 할 때가 왕왕 있다. 어민께서 카톡으로 공유해 주신, 내 나름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이 된 몇 가지 루틴을 소개한다.
첫째, 내가 아침에 눈을 뜨고 첫 번째로 하는 일은 밤새 경직되어 있었던 몸 펴주기다. 목, 어깨, 등, 허리를 최대한 쫘악 펴서 이완시킨다. 아침과 데칼코마니처럼 저녁에 잠들기 전에도 5분 정도의 스트레칭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준다.
둘째, 아침 스트레칭 후 하는 일은 침 뱉기다. 잠자는 시간 동안 세균이 배양되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 속에 가장 세균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물을 먼저 마시면 입 속의 세균을 물과 함께 삼키게 되므로 침을 여러 차례 뱉고 난 후에 물을 마신다.
셋째, 나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거의 같다. 물론 몸이 아주 피곤할 경우에 살짝 늦잠을 자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거의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난다. 늘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다 보니 몸 컨디션이 큰 폭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드물다.
넷째, 몸을 차게 만드는 음식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커피, 밀가루 음식, 달콤한 음식(과자, 초콜릿, 케이크) 등은 몸을 차게 한다. 그래서 이런 음식들을 멀리하거나 줄이고 있다. 이 루틴은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만큼 그 열매로 주어지는 효과도 꽤 크다.
마지막으로, 매일 100개 이상 발뒤꿈치 들기 운동을 한다.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뒷 종아리 근육을 키우는 이 운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인데 비해 그 효과는 엄청나다. 고혈압 예방, 하지근력 강화, 혈액 순환 강화, 무릎 통증 완화, 허리 통증 완화 등에 좋다.
3. 건강관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규칙적인 운동, 몸에 좋은 음식, 건강 보조식품 등을 먼저 떠 올린다.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흡연, 과음, 불규칙한 식사, 불규칙한 수면,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 구부정한 나쁜 자세 등 내 몸에 밴 나쁜 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나쁜 습관들을 고치지 않고서는 운동이든 몸에 좋은 음식이든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건강관리의 출발점은 내 몸에 밴, 내 몸이 익숙해져 있는 나쁜 습관들과의 과감한 결별이어야 한다.
오래된 습관과 결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의지와 인내가 수반된다. 그렇지만 의지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의지를 지속시켜 줄 주변 환경의 조성과 구체적인 실천 계획, 그리고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 등이 함께 작용을 해야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컨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일부러 알려서 나의 지속적인 실천 여부를 모니터링해주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기에도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된다. 수치화한 목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적어두고 관리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데드라인을 반드시 정해라. 데드라인을 정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터무니없는 목표는 나 스스로를 옥죄어 시작조차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작은 목표로 시작해서 빨리 작은 성공을 만들고 그런 후에 목표를 조금씩 높여 나가는 것이 좋다. 작은 성공을 통해 엔도르핀이 돌기 시작하면 그다음은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자신에게 기념비적인 선물을 통해 보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4.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고혈압성 질환, 패혈증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에서 암, 심장 질환, 폐렴이 전체 사망의 44.9%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10년간의 추이를 보면 알츠하이머병의 급속한 증가 추세가 도드라지는데 인구 10만 명당 발생 건수가 2010년 4.1명에서 2020년 14.7명으로 세 배 이상 크게 늘었다. 평균 기대수명의 증가에 따른 인구 고령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치매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노령층 인구에서는 그 비율이 이미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100세 인생 시대엔 치매 예방과 관리가 건강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의 저자 다나카 요시오는 은퇴를 모르는 장수 의사다. "아파서 골골대는 100세 인생은 의미가 없다. 끝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장수의 의미가 있다."라고 하면서 활동법, 마음 관리법, 식사법 등으로 나눈 45가지의 건강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관리에 대한 과장 광고, 자극적인 정보, 단기간 속성이 유행하는 요즘의 시대에 101세 현역 의사가 보여준 습관들은 절대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다. 매일 30분 산책하기, 매 순간 내 등 모양 체크하기, 스트레스는 살아있음의 증거라 생각하기,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하기, 매일 채소, 고기, 올리브 오일, 발효식품 섭취하기 등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핑계, 방법을 잘 몰라서 못한다는 핑계는 그야말로 핑계일 뿐이다. 101세인 사람도 습관처럼 한다.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것부터 하나라도 실천해보자. 그리고 한 가지씩 늘여 가면 된다. 자! 당장 오늘부터!
6. 나는 2022년을 시작하면서 당뇨, 비만 전문의사 마키타 겐지가 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와 <노화가 잘못됐습니다>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50여 년을 살면서 이유를 모르고 스스로 잘해왔던 부분도 있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곧바로 다음과 같은 리스트를 만들어서 적어놓고 실천하고 있다.
① 캔커피, 플라스틱 컵 커피, 청량음료는 마시지 않는다. 커피는 블랙으로만 마신다.
② 감자튀김, 포테이토 칩, 숯불에 구운 프랑크 소시지는 먹지 않는다.
③ 탄 음식을 먹지 않고, 굽거나 튀긴 음식을 먹을 때는 식초나 레몬즙을 곁들인다.
④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을 최소화한다.
⑤ 하루 2리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물을 많이 마신다.
⑥ 노화방지 물질인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 블루베리/레드와인(안토시아닌), 콩/두부/낫토/두유(이소플라본), 커피/홍차(타닌), 녹차(카테킨), 양파/감귤/메밀(루틴), 초콜릿(카카오폴리페놀), 연어(아스타크산틴), 장어/닭고기/참치(카르노신)를 즐겨 먹는다.
⑦ 여러 종류의 허브티를 즐겨 마신다.
⑧ 저녁 식사에서는 탄수화물을 최소화한다.
⑨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고 위장의 70~80%만 채운다. 끼니를 건너뛰거나 폭식하지 않고 조금씩 자주 먹어서 하루 동안 혈당치의 변동 폭을 적게 한다.
⑩ 하루 세끼의 식사 배분은 아침:점심:저녁 = 30:50:20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⑪ 일품요리를 먹으면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므로 가급적 여러 반찬이 나오는 정식을 먹는다.
⑫ 맥주나 청주는 탄수화물 함유량이 높은 술이다, 위스키, 소주, 와인을 마신다.
⑬ 가장 먼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먹고, 이어서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단백질을 먹고, 맨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먹는다.
⑭ 간식으로 견과류와 치즈를 챙겨 먹는다.
⑮ 빵이나 파스타 같은 탄수화물은 올리브유와 함께 먹는다.
⑯ 식사 후 15분 정도 걷기, 평소 근육 운동을 생활화한다.
식생활 습관 개선 효과는 상상이상으로 컸다. 2022년 1월 말부터 시작했는데 불과 5개월 만에 체중 5킬로그램이 빠졌다. 식사량과 운동량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유지했는데도 말이다. 얼굴빛이 건강해 보인다는 말도 자주 듣게 됐으며 무엇보다 체지방이 감소해서 몸이 날아갈 듯 가뿐함을 느꼈다. 내 말을 믿고 한번 실천해 보시라!
7. 다이어트와 적정한 체중 유지는 현대인의 건강관리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여겨도 될 만큼 매우 중요하다. 서구화된 식습관, 부족한 운동, 불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인해 전형적인 생활습관병인 비만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비만은 한 마디로 많이 먹고 덜 움직여 생기는 병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한 결과, 소비되지 못하고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변해 체내에 쌓이면서 비만이 된다.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을 포함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만성 폐쇄성 폐질환, 알코올성 간질환, 퇴행성관절염 등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만드는 대표적인 질병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좋은 생활 습관을 만들고 실천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생활 습관을 루틴으로 만든 것이 중요하다. 루틴은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함의 상징이다. 루틴을 유지하면 쉽게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 혹 슬럼프가 오더라도 비교적 빨리 털어낼 수 있다.
8. 많은 사람이 평소 말로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건강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에는 인색하다. 세상의 일들은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하지만 건강의 경우에는 결코 적용되어선 안 될 말이다. 건강을 잃으면 일도, 가족도, 친구도 잃게 될 수 있고, 삶의 질은 급격히 바닥까지 떨어질 것이다. 재앙의 시작이다.
꼭 의사 상담을 받지 않더라도 건강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많다. '헬스 리터러시'라는 말이 있다. '건강 문해력'이라고 한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건강정보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건강은 우리의 생존과 관계된 중요한 문제이니 제대로 된 정보를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
100세 인생 시대의 건강한 삶을 위해 오래된 나쁜 습관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 시작해 보자. 좋은 열매가 열리도록 좋은 씨를 제때 잘 뿌리자. 그때가 바로 오늘이다.
*** 독자의 의견을 미리 듣고 반영한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공감의 댓글 또는 저와 다른 견해를 달아주시면 실제 책 발간 때 꼭 포함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