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들은 열대어를 키운다
베타의 작은 어항부터 시작해 구피, 진주링으로 넘어가 현재 큰 어항 3개가 되었다
구피가 새끼 구피를 낳고 암컷 안시가 낳은 알을 수컷 안시가 지킨다는 걸 아는 것 또한 육아의 묘미가 아닌가
오글오글 우글우글
うじゃうじゃ うじゃうじゃ
구피새끼 안시새끼 새우새끼
캠핑의 불멍 못지않게 물멍도 좋다
아들아 Good job
이렇게 문장을 마무리할 수 없는 게 그놈의 육아인 거다
문제는 물갈이다
열대어들은 물온도의 급격한 변화가 치명적이다
따라서 수도꼭지에서 뚝뚝 물방을 흘리듯 조금씩 물을 넣어야 한다
물이 채워질 때까지 물을 틀어놓고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기다리는 건 지루하다
잠깐 방에 들어가 만화를 읽고 싶어진다
따라서 읽는다
읽으면 흐르는 물을 까먹는다
마루가 물바다로 변하고 치아통 속 새끼가 다 먹힌다
엄마인 내가 제1 발견자가 되어 비명을 치른다
아들이 뛰어온다
흥분한 내가 “앞으로 물갈이 중에는 어디로 가지 마라” 고 한다
아들이 “알았다” 고 대답한다
물갈이 시작“알았다” 고 한다 까지를
지금 까지 50번 이상 반복 중이다
물이 넘친 어항을 봐도 이제 놀라지도 않는 지경이다
비명은 한숨으로 변했다
아들아, “알았다” 고 했잖아
‘이 애는 혼자 살 수 있을까? ’
음… 불안하다 불안해
조금씩 빈도는 적어지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를 타일러 봐도 역시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