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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수 Nov 11. 2020

변화

카페 앉아 진동하는 소리 안에서 생각했다. 무엇을 알까? 무엇이 정답인지 알아서 저런 확신을 갖고 이야기 할까?  사람들은 왜 저렇게 말이 많지? 자신이 아는 게 얼마나 확신을 갖고 있는지 말을 멈추지 않고 점검해 보지도 않고 끝없이 이야기 한다. 상대의 말을 뺏어서 상대가 틀렸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그런 사람들 이해하기 쉽지 않다. 조직이 편하다. 회사가 편하다. 나에게 일을 정해주는 곳이 편하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다. 내가 결정하고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서 벌 수 있다. 나는 그런 자신감이 없다. 남이 결정해주길 바란다. 누구는 주체성에 대해 찬양한다. 자신이 선택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그런 삶이 인간으로써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반대한다. 그렇지 않다. 다수가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다수가 올바르지는 않다. 그저 다수 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다. 그게 정답일 수 없다. 돈을 많이 번다고 명예를 갖는다고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복잡한 이해관계속에서 많은 이들에게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주기 때문에 자신도 이득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평가는 항상 변화한다. 총알은 어딜 관통할지 알 수 없다. 제한적인 인간이 자신감만 갖는다고 그것을 가치라고 말 할 수 없다. 나는 외면한다. 하지 못하니 하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우월한가? 아니다. 나는 그저 인정하고 있다. 남의 주장을 나의 논리로 타협하는 선에서 내가 거부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다. 문명을 포기 할 수 없다. 그렇게 살아왔다. 내 의지는 정의가 아니기에 관철시키고 싶지 않다. 그저 궁금하다. 어떻게 사람들은 그리 쉽게 말을 뱉는지. 어느날 나는 술을 마셨다. 회사에서 술을 먹자고 해서 마셨다. 술을 마시다 보니 긴장이 풀리고 서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나는 대답했다. 그때는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회사에 만족한다고 했다. 상사들이 있는 자리라 다들 그렇겠거니 넘겼다. 2차를 갔다. 동기들과 술을 마셧다. 나는 그들을 알지 못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없으니 알 방도가 없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친하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울이고 웃는다. 나는 입 모양을 보고 이야기 하는 이의 뒷배경을 본다. 반짝 거리는 네온사인이 규칙을 갖고 꺼졌다 켜진다. 옆 동료의 입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 까만 하늘에 밤이지만 구름이 보인다. 바람에 밀려 구름이 움직인다. 소리가 진동한다. 그때 한 동료가 내 행동에 대해 지적한다. 왜 포크를 사용할때 숟가락처럼 퍼서 쓰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저 그렇게 쓰는게 편하다고 했다. 모든 동료들이 의아해 했다. 그럴꺼면 숟가락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그것에 깊게 생각해본적 없다고 이야기 했다. 한 동료는 그것은 잘못 된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졸지에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됐다. 그런 행동은 효율과 각각 도구들의 만들어진 의도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생각 할 수 도 있다고 했다. 그 동료는 앞에 숟가락을 놔줬다. 나는 숟가락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크를 쓰지도 않았다. 맥주만 마셨다. 이 자리가 끝나길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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