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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수 Mar 27. 2021

저항

이 땅 밑 도시에는 왕이 있다. 이름은 1.0 그의 뇌는 홀로그램과 같아 외부에서 봐도 그의 뇌가 보였다. 의미가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 산발적으로 움직였고 그러한 모습이 그를 더욱 현명한 왕으로보이게 만들었다. 평소 그는 어떠한 말보다 손가락으로 지시를 하거나 무언가를 만들었다. 그가 왕이 된 것도 이 도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냈기에 영향력이 커져 가능한 부분이었다. 그가 내는 소리라고 하면 간혹 삐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 어떠한 소리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저 신체가 움직일때 관절이 부딪히는 소리처럼 뇌가 빠르게 움직일때 생기는 오류에서 나는 소리 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밑에는 9명의 조수가 있었다. 이 도시에서 정치는 의미가 없다. 애초에 당이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폐쇄된 집단에서 당파 싸움보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무언가를 조달해 오거나 만들어 내는 자들의 힘이 더 강했다. 그러한 능력이 있는 자들을 차출했고 그들은 숫자로 불렸다. 0.1, 0.2, 0.3, 0.4, 0.5, 0.6, 0.7, 0.8, 0.9 각자 1.0의 손과 발이 되어 도시를 유지하는데 힘을 썼다. 이 곳에 사는 인간들은 처음부터 땅속에 산 것이 아니다. 어떤 이유인지 그들의 조상들은 땅 위에서 살았고 무언가를 피해 땅 밑으로 내려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땅 위를 목격한 자들은 다 죽어 땅 위의 모습과 그들을 위협했던 존재에 대한 이야기만 기록으로 남아있다. 강한 빛을 내뿜으며 모양이 변화하하는 물체, 지면과 일정한 간격으로 떠있기 때문에 빠르게 모습을 바꾸어 인간을 압도했다. 처음에 인류가 가진 무기로 대항했으나 어떠한 무기로도 처치 할 수 없었고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몇몇 과학자들은 땅 밑으로 숨어들기 위해 연구하고 도시를 계획했다. 살아 남은 소수의 인류는 일정한 인구를 유지하며 살고 있고 그들이 생존하기 위한 기반에는 1.0과 그의 조수들이 있었다. 그러던 중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니 마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얀 아이가 태어났다. 마치 흰 돌로 조각해 만든 것 같은 아이는 빛조차 반사하여 흡사 빛을 발광하는 것 같았다. 거기다 그 아이에게 가까이가 냄새를 맡으면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실용적인 사고에 갇힌 도시인들에게 처음으로 느끼는 향락이었다.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그 아이를 가까이 하기 위해 찾아왔다. 1.0은 노년에 접어 들었다. 그가 떠난 후 왕의 자리를 대신할 자가 없었다. 이 하얀 아이가 그 자리를 맡게될 자라고 사람들은 이야기 했다. 1.0은 그 아이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그 보다 무언가에 집착하듯 그는 더욱 자신의 연구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지진은 일순간에 일어났다. 많은 이들은 처음 느끼는 진동에 공포에 떨었고 현명한 자들은 원인을 찾기위해  모였다. 1.0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1.0을 찾으러 다녔고 끝내 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모두 하얀 아곁에 모였다. 지진은 여러차 더 일어났고 점차 크기가 커지는 듯 싶었다. 허물어지는 땅 속에서 모두가 모여 앉아있었다. 지진과 함께 큰소리가 울렸다. 그곳을 보니 긴 터널이있었고 0.1부터 0.9는 그 터널을 따라 들어갔다. 그 곳에는 긴 타원형의 쇠덩이가 흔들리 아랫부분에서 불을 뿜고있었다. 마치 지상을 향해 쏘아 올라가려는 것 같았다. 한 번 더 강한 소리와 함께 불을 내뿜었다. 0.7을 제외한 모두가 도망쳤다. 0.7은 알고 있었다. 그안에 1.0이 있고 그가 냈던 삐 소리의 정체도. 0.7은 그 물체에 가까이 갔다. 견고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0.7이 어딘가 손을 대자 불안정 하게 흔들리며 더 이상 어떠한 소리도 불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1.0은 실용적이지 않는 일을 하여 도시에서 추방됐다. 1.0을 저지한 0.7이 왕의 자리를 앉았다. 0.7은 1.0만큼 현명하지 않았다 항상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알았다. 그렇기에 하얀 아이가 필요했다. 0.7은 하얀 아이를 복제하여 도시에 있는 집집 마다 나눠줬다. 0.7은 그렇게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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