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by 양희수

겨울이 내 안에 있다면

북쪽에 눈 덮인 산에서 흘러 내려온 바람이 시리지 않고

장롱 깊숙이 겹겹이 쌓여있는 이불솜을 미워했겠지


피 묻은 말랑한 장기는 뼈 위에 덮인 가죽과 달라서

부딪히는 소리에 속이 시끄럽다


계절이 바꾸는 자리를

마주한 적이 없네


피 엉킨 뜨끈한 출렁임을 느껴본 적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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