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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Mar 08. 2023

아부오름의 포지셔닝을 새로 했습니다

아마도 제주도에 있는 360여 개의 오름 중 가장 오르기 쉬운 오름이 이곳 아부오름일 거예요. 아부오름은 입구에서부터 5분 남짓한 시간을, 약간의 경사만 오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 오름입니다. 정상이랄 것도 없이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이곳 아부오름을 찾았었고, 가장 인기 있는 오름 중 하나였었는데 이 장점 외에 아부오름의 매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름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인 관광지 순환버스가 오름 입구 정류장까지 오기도 하고요. 제주의 명소나 관광지는 자기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곳이 많은데, 아부오름은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높이는 그리 높진 않지만, 꽤 넓은 분화구를 가진 오름입니다. 오름을 오르는 시간보다 분화구 둘레를 도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아부오름의 가장 큰 매력으로 알려진 건 분화구 안에 심겨 있는 삼나무입니다. 마치 원을 그리듯 둘러 심겨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 둘레를 돌며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최근 정상부에 높이 자란 소나무가 시야를 가려 그 풍경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이 소나무는 오름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던 시야도 가려버렸습니다. 둘레를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한다면 3/4 이상을 돌았을 때 비로소 오름 주변과 분화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풍경만 보고 싶다면 둘레를 왼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됩니다.







오르기 쉽고, 제주의 소박한 모습, 독특하게 심겨 있는 삼나무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이었던 곳에서, 이제는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 걷는 걸 싫어하는 사람에게 제주의 오름을 꼭 보여주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 정도로 포지션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곳에서부터 오름의 매력에, 제주 자연의 매력에 빠질지도 혹시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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