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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Mar 30. 2023

곶자왈은 숲인가요?

곶자왈도립공원

화산섬 제주를 대표하는 지형 곶자왈.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미지의 스폿이기도 합니다.



곶자왈은 제주의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에 오랜 시간 형성된 숲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구별 없이 늘 초록입니다. 곶자왈은 다양한 동,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지역이에요.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제주의 서쪽 지역 대표적인 곶자왈 지대에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원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총면적 1,546,757제곱미터로 엄청난 규모의 곶자왈 숲을 편안히 탐방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곳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테마파크 입구에 온 듯 상당히 관리가 잘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주차장은 물론 메인 센터와 화장실까지 이용하는 데에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곶자왈도립공원은 총 다섯 개의 코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체 코스를 둘러볼 수도, 시간과 체력에 맞춰 원하는 코스를 선택한 후 탐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짧은 코스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입구에서 이어지는 테우리길을 제외하고 곶자왈 지형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걷는 내내 발밑에 돌부리를 신경 써야 해서 주변 숲의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이곳에선 완주에만 집중하지 말고 중간중간 멈춰서서 곶자왈 숲을 충분히 느껴보길 바랍니다. 스쳐 지나가듯 지나치면 곶자왈이 간직한 오랜 세월을 알아차릴 수 없을 거예요. 어디선가에서 풍겨오는 백서향 향기도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제주의 곶자왈은 원시림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백 년 동안 벌채되어온 이차림에 속합니다. 곶자왈 지대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숯터의 규모를 보거나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곶자왈에서 대대적으로 숯이 만들어졌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더욱이 양질의 숯을 위해 30~40년 주기로 정기적으로 나무를 벌채해야 했을 거예요.





이곳의 나무 형태를 살펴보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곶자왈도립공원의 숲에서는 아름드리나무는 거의 보이지 않고, 밑동에서부터 여러 갈래의 줄기가 뻗어나가는 맹아가 발달한 나무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으로 이곳에선 대규모 벌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요. 특히 소나무처럼 맹아력이 약한 나무 대신 맹아력이 뛰어난 상록성 식물, 녹나뭇과 식물과 때죽나무, 팽나무 등 일부 낙엽활엽수만이 선택적으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어 지금의 곶자왈 식생이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곶자왈은 독특하고 신비한 제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재미도 있지만, 과거 경작이 불가능하여 버려진 땅이었고, 그 덕분에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자연 자원과 생태계의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는 중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와 많은 지하수를 함양하는 소중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현재 남아 있는 곶자왈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이미 많은 곶자왈 지역이 골프장, 테마파크 등으로 개발되어 사라졌습니다. 곶자왈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곶자왈도립공원을 탐방할 때에는 등산화 또는 운동화 착용이 필수입니다. 대부분 탐방로가 돌길로 위험할 수 있어 구두, 샌들(등산용 샌들 포함), 키 높이 운동화 착용 시에는 입장이 불가하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적절한 신발과 복장을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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