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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오늘 May 16. 2023

자기 계발서 같은 거짓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평 쓰는 법 (독서의 완성) - 이원석>





 저는 지금 여기에서 자기 계발서 같은 거짓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은 서평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위에 인용한 문장은 다른 잠재 독자가 읽고, 여기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서평을 쓰는 것은 누구라도 가능하다고 하며 덧붙인 말이다.

 이에 언뜻 작가의 시선이 담긴 듯해 인상 깊어 인덱스 스티커로 표시해두었다. 브런치에 기록용 리뷰를 쓸까 해 표시해둔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재밌는 문장이다.

 작가가 쓴  다른 작품을 살펴보니『인문학으로 자기 계발서 읽기』, 거대한 사기극』, 대한민국 자기계발 연대기』 등 자기계발서를 비판한 책이 다수다. 마침 내가 가장 최근에 완독한 책이 『역행자』인데 이 책을 작가는 어떻게 판단하고 해석하는지 궁금하다. 저 책들을 읽으면 알 수 있을까. 얼마 전 친구에게 요즘 『역행자』를 읽고 있다고 고백했더니 네가 그런 책을 읽냐며 너무 웃기다고 깔깔 웃었다. 나도 최근 5년간 자기계발서를 읽은 적이 있나 톺아보니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자기계발서라는 단어를 보면 20대 초반에 엄기호 작가의 『이것이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와 김난도 작가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떠오른다. 『이것이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20대 청년이 바라보는 사회를 보여주었고『아프니까 청춘이다』는 20대 청년을 바라보는 사회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책 제목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같다.

  당시엔 『이것이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도 맞는 말이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대유행이 한바탕 휩쓸다가 어느 순간 왜 아픈 게 청춘이냐, 사회적 문제를 청춘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말라는 비판이 나왔을 땐 그 말도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계발서. 자기 계발 서. 평소엔 거들떠도 보지 않고 내심 속으로는 우습게 여기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너무 삶이 고달플 땐 어떻게 나를 고쳐야 하는지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는 거다. '서평 쓰는 법'처럼 '한 치 앞도 모르는 내 인생에 정답을 찾는 법'을 찾아 나선다. 부자 되는.. 아니 경제적 자유를 얻는 법,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갓생 사는 법, 미라클 모닝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법.

 나는 열정적으로 살기도, 다 내려놓고 힐링하기도 하며 내 삶을 살아낸다. 견뎌낸다.

  나는 『역행자』를 읽고 너무나 위안을 받았다. 이 위안이 거짓인지 헛것인지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내가 지금 퇴사를 앞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열심히 산다면 내 인생이 망하지 않을 거야. 나는 잘 살 수 있을 거야.'라는 주관적 판단을 굳건히 하는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여전히 자기계발서가 무엇인지 나는 왜 힘이 부칠 때면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는지 잘 모르겠다.

 이원석 작가의 『거대한 사기극』, 대한민국 자기계발 연대기』에서는 뭐라고 하는지 너무 궁금하다. 이 책들을 읽으며 자기계발서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나가고 싶으면서도 '내가 지금 이럴 때인가'라는 생각이 꼬리표처럼 따라온다. 이런 내 생각보다는 새벽부터 공부하고 운동하는 와중에 제법 있어 보이는 취미생활을 하면서도 경제적 자유를 얻은, 못된 사람들에게서 무시당하지 않고 항상 멋지게 되받아치지는 당당한 여성!이 되는 게 먼저인 듯하다. 정말로 그게 먼저 일 수도 있다. 삶에 있어 정답은 없으니.


 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서평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처음엔 책을 읽고 휘발되는 것이 아쉬워 블로그에 단순히 기록을 해보자에서 시작했다. 블로그 글이 제법 쌓이다 보니 단순히 인용을 하고 간단한 독후감을 쓰는 것에서 나아가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서평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김정선 작가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고 맨 뒤편에 쓰여있는 유유 출판사의 그동안 출판한 책 모음을 훑어보는데 떡하니 '서평 쓰는 법'이라고 쓰여있어 언젠간 읽어봐야지, 하고 이번에 읽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이 책을 읽고서도 여전히 서평 쓰는 법은 잘 모르겠다. 서평집 추천만 잔뜩 받았다. 역시 서평 쓰는 법을 알려면 서평을 읽는 게 가장 빠르겠지. 초반부에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알려주는데 서평은 책에 관한 객관적인 평가이고 독후감은 주관적인 감상이라고 한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난 독후감이 더 재밌다. 다만 서평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으니 정말로 내가 서평보다 독후감을 더 재밌어한다는 건 객관적 사실이 아니다. 서평집을 한 번 읽어보고 다시 한번 판단해 봐야지. 읽고 싶은 책은 끝없이 늘어나는구나. 






좋은 책일수록 해석의 여지가 많고 저자와 독자 간의 대화가 지속됩니다. 고전이 이름값을 하는 것은 해석의 가능성이 소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독자라면, 아니 서평가라면 기본적으로 공감의 태도로 책에 접근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비판의 해석학에 선행하는 것은 공감의 해석학입니다. 온전히 매료되어야 제대로 비판할 수 있습니다.




 요약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각 장마다 그 장의 핵심을 담은 문단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책에 계속 등장하는 주요 개념을 설명한 문장을 눈여겨봐 두어야 합니다. 인상적인 예시나 멋들어진 표현도 기록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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