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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희 Sep 20. 2024

아이마다 다름을 인정하자

부모가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싹트는 형제애


너무 다른 두 아들 덕에 한 뼘 더 성장한 엄마

난 두 아들을 뒀다. 두 아들은 자랄 때부터 180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들들이 너무 달라서 첫째를 키우고 둘째를 키울 때 당황했던 기억들이 쏙쏙 떠오른다. 

큰아들을 키웠으니 둘째 키우기 더 쉬울 거란 생각은 둘째를 낳는 순간부터 깨졌다. 

그래서 육아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두 아이가 달라서 힘은 좀 들었지만 똑같은 아기를 키웠다면,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눈은 '모든 아이는 같은 거라는 고정관념'에 박혀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다른 아이들을 바라볼 때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렇듯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성숙해 간다. 


두 아들 신생아 때, 하루 종일 잠만 자던 큰아들과는 달리 

작은아들은 밤낮 한시도 내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고, 안고 앉아있어야만 잤다. 

또 지금과 다르게 잘 웃지 않았던 큰아들과는 반대로 작은아들은 방긋방긋 잘도 웃었다. 


휴가 중인 남편에게 분유를 먹여달라고 부탁했는데, 생후 5개월밖에 안 된 큰아들에게 직접 잡고 먹으라며 

팔꿈치를 이불로 받치고, 제대로 잡지도 못하는 작은 손에 젖병을 쥐여줬다. 

그 후로는 곧잘 혼자 분유병을 잡고 먹었고, 다 먹은 병을 휙 던지곤 했다. 

그러나 작은아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여주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았다.

한배에서 나온 아이들인가 싶을 정도로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식성까지 다르다. 

두 아들의 다른 점을 말하기엔 이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둘째는 아주 어렸을 때 돈을 무척 좋아했다. 

소풍을 갈 때 큰아들에게 돈을 주면 “저 돈 있어요. 가지고 있는 거면 충분해요.” 하지만

작은아들은 돈이 있어도 “이것저것 사야 하는데 주신 걸로는 모자라요. 더 주세요.” 한다. 


이들이 어릴 때 어린이펀드에 가입해 줬다. 

애들을 앉혀놓고 설명을 해주는데 큰아들은 “네”라는 대답 한마디로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겨우 일곱 살이던 작은아들은 “몇 개월 넣느냐?, 나중에 얼마를 받느냐?, 그럼 이자는 얼마 붙는 거냐?”라고 물으며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는 상상 못 할 것들을 궁금해했다. 


또 둘째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얼마 줄 건지 흥정부터 하고, 부탁하지도 않은 그림을 그려주면서 돈 주고 사라고 떠맡겼다. 어이없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둘째 4학년 때 형이 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이자는 얼마 줄 거냐?'라고 물어서 천 원을 주겠다고 했더니 

선이자 천 원을 떼고 9천 원을 주면서 만 원을 갚으라고 했단다. 11살 어린아이가 선이자를 받다니 웃음밖에 안 나왔다. 


이렇게 돈을 밝히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든지 돈과 연결하는 것 같았고 돈을 줘야만 행동하겠다는 둘째를 바라보는 마음도 착잡했다. 

콩 한쪽도 이웃과 나눠 드셨던 부모님을 보고 자란 나는 정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이러던 아이가 과학고 시험을 앞둔 주말에 학원 가는 형이 안쓰러웠던지 꼬깃꼬깃 모아둔 거금 만 원을 꺼내주며 “형 이 돈으로 맛있는 거 사 먹어가며 공부해.”라고 하질 않는가. 돈만 밝힐 줄 알았던 둘째가 쓸 줄도 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돈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경제관념이 남다른 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알아가기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의 잣대로 판단하면 자녀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간다. 대화를 통해 자녀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이런 노력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간격을 좁혀주고, 사이좋은 관계로 발전시켜 주며, 다름과 세대 차이를 인정하게 된다. 


작은아들 중학교 1학년 때 학부모 총회에 참석했는데 아시는 선생님이 나를 불러 세우더니 대뜸 

“어머님, 둘째 보통이 아니던데요.”라 시며 

“형처럼 열심히 공부해야지 했더니 저는 형처럼 공부만 하는 재미없는 인생은 안 살 건데요 하지 뭡니까. 허허.”라며 웃으셨다. 


나는 두 아들이 달라서 좋다. 이들의 미래 꿈도 다르지만, 부모로서 다른 일을 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크다. 나누는 대화도 다양해지고 서로 시너지효과도 있다. 

정적인 큰아들이 동적인 둘째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잡아주고, 동적인 둘째가 정적인 큰아들의 활동성을 높여준다. 두 아들이 서로의 장점은 본받고 단점은 수정해 갈 것이라 믿는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싹트는 형제애

결혼할 당시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가 붙었지만, 

육남매로 자라 선 지 세 명쯤 낳아 기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30년이 흐른 지금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보면, 

한 치 앞을 못 보는 어처구니없는 '산아 제한 정책'의 표어들과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게다가 시댁 큰형님께서 “자네는 하나만 낳아 키우소. 둘 키우니 너무 힘드네.”라는 말로 거드셨다. 


그래서 하나 낳아 잘 키우자고 생각했는데, 아이와 놀아줄 때 엄마인 나는 절대 또래가 될 수 없었다. 

남편과 의논 끝에 동생을 낳기로 결정하고 큰아들에게 “동생 하나 낳아줄까?”라고 물어봤지만 대답은 항상 “싫어요.”였다. 그 마음은 십분 이해했지만 혼자 노는 아이를 위해 동생을 낳아줬다. 

‘하나만 낳았다면?’하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둘째를 낳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



20여 년 전, 큰아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어머니들이 더운 여름에 공부하는 어린아이들이 안쓰럽다며 

반 아이 전체에게 아이스크림을 보내곤 했다. 그런 날이면 큰아들은 반쯤 먹다 만 녹아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집에 왔다. 

처음엔 큰아들 속을 모르는 나는 “아이스크림이 다 녹는다. 먹고 오지 뚝뚝 떨어지는데 들고 오니?”라고 했더니 “동생 주려고 가져왔어요. 어머니”라고 말하는데 감동이 밀려오기는커녕 ‘애 뭐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형에게 질퍽하게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받아 든 동생은 형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 눈꺼풀 뒤집는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싱글벙글 맛나게도 핥아먹었다. 

이런 두 아들을 보니 그제야 반 친구들 다 먹는 아이스크림을 동생 주겠다고 먹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을 

큰아들을 꽉 안아주고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었다. 


어느 날, 남편과 둘째 아들과 아들 친구와 그 아버지, 이렇게 넷이 함께 술을 마시고 집에 왔다. 

초면인 아들 친구 아버지는 대뜸 “아드님은 아버지가 둘이라네요.” 하는 말에 깜짝 놀라 

“아버지가 둘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물었다. 

“원래 아버지 한 분 계시고, 형도 아버지라는데요.”라고 하시며 너무 부럽다고 했다.


대전에서 공부하던 큰아들은 3~4주에 한 번꼴로 집에 올라왔다. 

두 아들은 만나면 수다를 떤다. 어떨 땐 침대에 벌렁 누워 남자들답지 않게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아야!" 하고 어리광을 부리고, "귀여운 내 새끼!"라고 머리 쓰다듬으며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 둘이 밖에 나갔다 오겠노라 말하고,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며 진로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쇼핑도 한다. 집에 돌아올 때는 학생 신분이던 형이지만 동생에게 신발이나 값싼 티 한 장이라도 사 입혀 데려온다. 형제가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행복이리라. 


개성이 다른 두 아이를 비교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형제는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부모에게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 경쟁하게 되는 형제에게 각자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서로 경쟁상대가 아님을 깨닫도록 도와줘야 한다. 

만약 부모가 차별적 태도를 보인다면 형제간의 경쟁은 심화되어 한쪽은 우월감 다른 쪽은 열등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는 주의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마다 다른 성장 속도와 강점

“우리 아기는 너무 작게 태어났어요.”

“우리 아기는 삼키는 것을 잘 못해서 빨리 못 먹어요.”

“우리 아기는 소화를 못 시키고 설사를 해요. 장이 나쁜가 봐요.”

"우리 아기는 자꾸 토하고 배고프다고 울어요. 위가 약한가 봐요."

“우리 아기는 자꾸 놀라고, 깊은 잠에 못 드는 걸 보니 너무 예민한가 봐요.” 

"우리 아기는 ······."

"우리 아기는 ······."


초보 엄마들은 '우리 아기는'를 말하며 자기 아이만 미숙하다고 걱정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보편적인 내용을 검색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아기가 다른 아기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아기만 적게 먹고, 느리게 먹고, 자주 먹는다고 걱정한다. 


신생아를 관리하다 보면 만나는 아기마다 얼굴 생김새만큼이나 신체능력도 다르다. 

먹는 것 하나만 봐도 그렇다. 먹는 양도, 먹는 속도, 먹는 간격도 다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한 가지씩 강한 면이 있는가 하면 약한 면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남의 아기의 강한 면을 보고 부러워할 것도 아니고, 내 아기의 약한 면만을 보고 특별히 걱정할 이유도 없다. 

걱정하고 속상해하고 아파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아이마다 다른 강점과 성장 속도, 그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상 모든 아이는 생김새만큼이나 다르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다르다. 

아기는 커가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더 드러낼 것이기에 

신생아 때부터 그 차이와 다름에 관해 인정하는 법을 배우자. 

비교하지 말고 그냥 내 아이 생긴 대로 인정하자. 

부족한 부분 채워주고, 넘치는 부분 덜어주는 육아를 하면 된다. 

엄마가 먼저 우리 아기가 다른 아기와 다름을 인정할 때 행복지수와 육아의 자신감은 높아질 것이며, 

내 아이도 서로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세계가 하나인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이미 세계로 들어가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구촌 소식을 안방에 누워 들을 수 있고, 
세계 젊은이들은 자기네 안방에서 우리나라 걸그룹과 아이돌그룹을 보며 열광한다. 
또 교통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세계 구석구석 못 가는 곳이 없다. 

다양한 문화들이 있어 더 즐겁고 신기해하며 집중하게 되고 자기들만의 것을 더 가치 있게 느낀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상대도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가 되어버린 지구촌 세상은 더욱더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만 설자리가 생긴다.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 상대는 물론이거니와 자기 자신도 편안해진다. 






【 영아 표준 성장표 】

2.3kg로 태어난 아기와 3.3kg로 태어난 아기, 4.6kg로 태어난 아기를 개월수로 비교하면 안 된다.

내 아이의 성장은 태어날 때(0주)를 기준하여 세로로 보고, 체중이 잘 늘고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아기 몸무게는 생후 한 달이면 1~1.2kg, 3개월이면 2배 가까운, 1년이면 3배가량이 된다. 

자료 출처: 네이버 블로그 @토실홈







https://brunch.co.kr/@yangmama/17

사진 출처 : Canva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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