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케어 장점, 아빠가 전하는 사랑의 효과
아빠의 품과 목소리로 전하는 사랑의 마법
“어머, 이 아기 엄마였어요?”
“네, 제가 애 엄만데요. 왜요?”
“매번 아빠가 안고 나와서,,,”
“아, 맞아요. 아빠가 밖에 나오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요.”
“그렇구나! 반가워요.”
생후 3개월쯤 된 첫째를 안고 아파트 놀이터로 나갔다.
어떤 아주머니가 우리 아기를 보더니 남편 아기인 줄은 알았는데 내가 엄마인 줄은 몰랐다며 인사를 했다.
이분은 아기를 안고 밖에 나오는 아빠들이 드물던 시절이라 눈여겨보았던 것 같다.
남편이 쉬는 날이나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기를 안고 바깥바람 쐬주러 자주 나갔다.
또, 나는 엄마 소리가 어색해 혀끝에 머무르고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데 반해
남편은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빠야, 아빠, 아빠.” 말소리를 매일 들려줬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엄마'보다 '아빠'라는 말을 먼저 했다.
생후 5개월 어느 날부터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라는 소리를 1시간 이상 쉼 없이 불러댔다.
'아빠'라는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짧아졌다 길어졌다 음률 타며 노래한듯한 소리를 들으면 절로 웃음이 났다. 그렇게 '아빠' 소리는 3~4개월 이어졌다.
생후 8개월, 주말 아침에 잠은 깼는데 일어나기 싫어서 눈만 감고 있는데 옆에 누워있던 아기가 “엄마” 소리를 내는 게 아닌가. 남편과 나는 벌떡 일어나 “들었지?”, “응, 나도 들었어.”, “ㅇㅇ아, 엄마 해봐, 엄마 또 해봐.”라며 다시 듣고 싶어 졸라댔다.
'엄마' 소리를 낸 이후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몇 개월 동안 쉬지 않고 신나게 불러대던 '아빠' 소리가 쏙 들어가더니 생후 10개월쯤 다시 하기 시작했다. 1시간씩 지속하며 노래처럼 부르던 그전 ‘아빠’ 소리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아빠!'하고 지칭하며 부르는 것 같았다. 남편은 그래도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불렀다며 좋아했다. 감사하게도 아빠가 아기를 많이 품어준 덕이었다.
W산모가 남편과 함께 거실에 누워있는 아기를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캥거루케어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으니 아기 아빠는 “아니요.”라며 나를 쳐다보고,
아기 엄마는 “병원에서 들어봤어요. 캥거루처럼 아기를 안아주는 거라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네. 맞아요. ㅇㅇ이는 미숙아로 태어났으니 캥거루케어를 해주는 게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하는 방법은 SNS나 유튜브 영상을 보시고, 아빠가 퇴근하고 오시면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해주세요.”라며 팁을 줬더니 아빠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기를 위해 자기가 뭔가 할 일이 생겼다는 게 기뻤던 모양이다.
다음날 출근해서 밤새 아기의 상태를 점검할 겸 산모에게 “어제 ㅇㅇ이 잘 먹고, 잘 잤나요?” 하고 질문을 시작했는데 산모는 “어제 남편이 캥거루케어를 했어요. 그런데 채 2분도 안 돼 아기가 낑낑대며 운다고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아빠인 자기를 싫어한다나 어쩐다나 하며 무척 서운해하더라고요. 삐졌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ㅇㅇ이가 기분 좋을 때 다시 해보시라고 하세요. 처음이라 아기도 당황했을 거예요.”라고 말해줬다.
아기에게 어떤 동작을 할 때 무턱대고 하기보다 배가 고픈지 기저귀가 젖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아기에게 취할 행동을 말로 먼저 알리는 것이 아기를 존중하는 것이고, 아기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ㅇㅇ아, 아빠랑 가슴 맞대고 캥거루케어할 건데 기분 어때? 우리 캥거루케어하자. 아빠가 안아줄게.' 이런 식으로 말이다. 누구나 존중받기를 좋아한다. 아기를 존중해야 엄마·아빠도 존중받는다.
신생아는 새로운 자극을 아주 좋아한다. 그렇다고 언제 어느 때나 무작정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의 기분을 살피고, 서서히 접근해서 시도해 보고, 싫어하는 듯하면
“ㅇㅇ이 지금은 싫구나! 조금 있다가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고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해야 한다.
엄마는 아기를 열 달 동안 뱃속에 품었고, 아빠는 갓 태어난 아기를 엄마 품속과 같은 캥거루케어를 해준다면 아기의 심리적 안정과 아빠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부모와의 이런 신체 접촉을 통해서 아기는 옥시토신(행복호르몬)의 분비로 통증이 감소하고,
호흡과 심장박동수가 안정되며, 면역력은 물론 두뇌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체온조절에 효과적이며, 아기 수면에도 도움 되어 안정적인 아기로 키우게 된다.
더불어 퇴근한 아빠가 아기에게 해주는 캥거루캐어는 아빠의 쌓인 피로를 해소해 주고, 스트레스도 감소시켜 주며, 아기와의 친밀감과 유대감이 증가하여 아빠의 자신감과 자존감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기에 대한 애정이 깊어져 육아 참여에도 적극적이 되어 일거다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엄마 품속 같은 캥거루케어는 새끼를 낳아 주머니에 넣고 키우는 캥거루처럼 아기와 엄마 or 아빠가 밀착할 수 있도록 매일 수 시간씩 아기를 엄마 or 아빠의 배 위에 올려놓고 돌보는 육아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산부인과에서 저체중아나 미숙아에게 권하고 있고, 캥거루케어를 하는 부모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신생아가 세상 밖으로부터 온갖 자극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엄마 자궁 속 같은 편안한 마음이 들도록 캥거루케어를 해주자.
1. 캥거루 케어의 장점
⋅ 엄마 젖이 잘 돌고, 안정적인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
⋅ 아기의 호흡 및 체온조절에 효과적이다.
⋅ 아기의 뇌 발달이 만삭아보다 빠르고,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 아기의 면역력에 도움이 되고, 심장박동수 안정에 효과적이다.
⋅ 옥시토신 호르몬 효과 때문에 통증을 덜 느낀다.
⋅ 신체적, 정서적 유대감(애착관계 형성)에 도움 된다.
⋅ 아기의 질 좋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 아기와 엄마(아빠)가 함께 느끼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
2. 캥거루 캐어하는 방법
만삭아 생후 3개월까지, 미숙아 생후 1년 정도 꾸준히 해준다
1) 수유 후 30~40분 이상 지나고, 기저귀가 젖었는지 확인한다.
2) '캥거루케어' 할 거라는 것을 아기에게 알려준다.
3) 아기와 완전히 덮을 이불을 준비한다.
4) 침대에서는 등을 약간 세워 눕고, 소파에서는 비스듬히 앉아서 실시한다.
5) 엄마 or 아빠는 웃옷을 젖히고, 아기는 기저귀만 채운다.
(배 속의 신경 물질이 전달되게 하기 위해 옷을 벗는다)
6) 아기를 엄마 or 아빠 가슴 위에 올려놓고 살과 살을 접촉한다.
7) 배꼽에서 흉골까지 아기의 피부를 완전히 밀착시킨다.
8) 처음에는 5분 정도 짧게 시작해 아기의 반응을 살피며 늘려간다.
9) 30분~1시간 정도에서 점차 더 늘려도 좋다.
10) 비스듬히 앉아서 할 때 허리에 쿠션, 이불 등을 잘 받쳐야 한다.
요즘남편 없던아빠의 등장
U산모의 아기 아빠가 내가 퇴근하기 1시간 전쯤에 회사 퇴근하고 곧장 집에 왔다.
회사가 사는 집 아파트 건너편이라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오갈 수 있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집에 와서 큰아이를 씻기고 밥을 먹이고 놀아주며 집안일도 거들었다.
하루는 산모에게 “아빠가 참 자상하시네요.”라고 했더니
“큰아이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제가 조리원에 들어가 있는 2주 동안 혼자 아기를 돌보더니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 아빠는 2주일간 혼자 세 살짜리 남자아이를 돌보면서 아내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육아를 곁에서 바라만 볼 때는 아내가 매우 힘들 거라는 생각을 못 했겠지만 직접 해보니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리라.
출산휴가를 받고 아기와 함께 지낸 아빠들의 공감은 대단하다.
아기를 혼자 볼 때의 외로움을 느끼고, 먹고 잠만 잘 것 같던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어렵게 재우면 다시 깨서 울고, 잘 먹었다 싶은데 게워 내고, 기저귀 갈아주고, 오밤중에도 이렇게 낮과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기가 잘 때 쉬기는커녕 빨래하고, 젖병을 소독하고, 집 안 청소를 하다 끼니를 놓치게 된다는 것도 겪어보니 안다.
이제 막 움트는 아기의 옹알이 소리, 입을 오물거리는 모습, 까만 눈을 깜박이며 굴리는 눈동자, 팔다리를 휘젓는 모습, 새곤히 잠든 천사 같은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지.
새 모이 낚아채듯 젖병을 입에 물고서 있는 힘껏 빠는 모습이나 조망만 한 손으로 아빠의 옷자락을 꼭 쥔 모습에 눈이 시리고 마음이 찡해온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가 심장에 앉는다. 아빠는 아기와 함께한 이 시간이 없었더라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놓쳤겠단 생각에 행복감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
대세에 거스르는 정반대의 아빠도 있다. 오전 내내 얼굴빛이 안 좋았던 R산모가 점심 식사 후 말을 꺼냈다.
"어제 남편이랑 대판 싸웠어요.”
“그래서 얼굴이 어두워 보였군요.”
“어쩜 저럴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회사에서 제시간에 퇴근했다는데 집에는 늦게 들어오고 들어와서는 컴퓨터 게임을 하더니 뭐 좀 치워달라니까 딱 그것만 하고 다시 들어가 게임을 하잖아요. 사람이 그럴 수 있어요?”라며 어젯밤 속상함이 그대로 되살아난 듯 눈물을 훔쳤다.
“그러게요. 왜 남자들은 시키는 일만 할까요? 말하지 않아도 조금만 알아서 해주면 좋으련만.”라고 했더니.
“일일이 부탁하기도 그렇고, 말하면 지시하는 것 같다고 짜증 내고, 본인이 알아서 해줘야죠.”라며 답답해했다. 산후조리 중인데, 얼마나 속상하고 서운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었다.
부부의 67%가 첫 3년 동안 사이가 급격히 나빠진다고 한다. 이 시기에 아기가 태어나면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아기에게는 출생 후 3년이 너무나 중요한 시기인 만큼 사랑하는 아기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좋은 자녀를 원한다면 아내에게 잘해라.’라는 말이 있다. 가화만사성이라 하지 않던가.
아내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고 덩달아 아빠도 편안해진다.
엄마의 역할이 있다면 아빠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
산후조리 중인 아내를 위해 아기를 돌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집안일(청소, 빨래, 쓰레기배출, 장보기 등)을 해줘야 한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젖을 먹는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자주 깨고 찡찡거리게 되며
이런 아기를 돌보는 엄마는 육아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김난도교수외 10명의 연구진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4≫에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중 『요즘남편 없던아빠』가 있다.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졌고 여자들의 전담이었던 가사와 육아에서 가족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여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동반자의 관계로 바뀌어 가는 '요즘남편',
엄하고 권위적인 아버지에서 정시 퇴근으로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비의 형태를 바꾸는 '없던아빠'에 대해 서술했다.
젊은 아빠들은 예전 우리네 남편들과 사뭇 다르다.
그 시절의 남편들은 근엄한 아버지상이었고 부엌에 들어가면 체면 구겨지는 사회였다.
아빠들은 직장 생활만 했고 엄마들은 대부분 가정 살림과 육아를 도맡았다. 그 덕분에 남편은 육아를 몰라도 됐고 육아를 안 해도 됐었다. 그런데 요즘은 육아와 살림을 공동으로 맡는 가정들이 많아졌다.
아빠가 육아에 대해 구경꾼이 되기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자녀를 키우기 위해 육아 공부를 하고, 육아일기를 쓰고, 그 경험들을 당당히 책으로 엮어 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슈퍼 대디'를 꿈꾸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샬럿 피터슨의 저서 《세계가 인정한 전통육아의 기적》에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 케투르 카르타는 아버지를 포함해서 모든 부모가 주어진 시간의 반은 아이들과 보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사업에 운이 따라주면 때때로 아이들을 잊어버리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겁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것. 그게 돈보다 더 좋은 일이죠"
아빠가 아기를 품고 육아에 참여하면 자신은 물론 아내와 아이도 두 배로 행복해진다. 아빠도 아기를 자주 품어라. 아빠의 양육이 더욱 많은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고, 자식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지키게 될 것이며, 긴밀한 관계로 이어져 훗날 외롭지 않은 완성된 삶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다양한 혁신과 발전을 이끄신 세종대왕의 임산부에 대한 복지정책 >
세종대왕께서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일하는 노비를 보고 마음이 아파 100일의 출산휴가를 제정하시고, 출산 전 한 달의 휴가를 추가로 부여하여 배부른 몸으로 일하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이어 남편에게는 출생 후 30일간 아내를 돕도록 제도를 제정했다 하니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지금이 조선시대 노비의 남편보다 적은 아빠의 출산휴가지만 이 제도가 아기를 낳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만큼 눈치 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사회와 출산휴가 기간이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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