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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나만의 낭만을 발견하는 공간들

여러분들만의 변치 않는 낭만은 무엇인가요?

by 밝을 명 가르칠 훈 Feb 14. 2025

2장. 빛과 공간, 그리고 머무름의 낭만


도쿄에는 수많은 공간이 있다.

익숙한 체인점부터 작고 낡은 골목의 가게들,

시간이 멈춘 듯한 오래된 가구점과 현대적인 쇼룸까지.

각각의 공간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그 공간을 찾는다.


나는 그 안에서 나만의 낭만을 발견한다.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공간들을 마주하며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들을 수집한다.


어떤 공간은 빛이 아름다워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바닥과 벽을 따라 그림을 그리듯 흐르고

그 빛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풍경과 마주치게 된다.


어떤 공간은 가구의 배치가 따뜻해서,

마치 오래된 친구의 집처럼 편안하고

구석구석 숨어있는 작은 디테일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발견을 선물한다.


어떤 공간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마저 감각적으로 다가와서,

나무 바닥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미세한 소리가

마치 공간이 들려주는 작은 음악이 된다.


이렇게 사소한 순간 속에서,

공간이 전해주는 무언가에 빠져볼 가치가 있다.

내가 그곳에 있을 때,

어떤 감정이 피어나고

어떤 생각이 흐르는지.


시간이 흐르는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는,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마치 오래된 다이어리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있는 곳.


낡은 나무 테이블에는 세월이 만든 작은 흠집이 남아 있고,

그 흠집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커피잔을 내려놓았던 자국,

펜을 세게 눌러 쓰다 생긴 흔적,

무심코 긁힌 자국들까지.


서랍 손잡이에는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다.

수없이 많은 손길이 지나간 자리,

그 모든 접촉이 만들어낸 은은한 광택이

마치 오래된 보석처럼 빛난다.


바닥에는 미세한 삐걱임이 있고,

그 소리는 마치 공간이 내는 작은 숨소리 같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무가 조용히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아서

나는 종종 일부러 그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어딘가 부드럽다.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시간이 필터가 되어

모든 것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것 같다.


그곳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시간의 속도가 느려지는 기분이 든다.

바쁜 도시의 템포는 잠시 멈추고

오래된 공간만의 리듬이 흐른다.


사람들은 조용히 공간을 감상하며,

가끔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마치 도서관에서처럼,

공간이 주는 고요함을 지키려는 듯이.


시간이 쌓인 공간이 주는 묘한 안정감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어쩌면 낡아버린 것이 아니라,

시간을 품고 있는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은 오래된 것에서 편안함을 찾기도 한다.

마치 한 번 길이 든 신발처럼,

한 번 읽은 책처럼,

익숙함이 주는 안도감이 있다.


그 공간에서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낡은 가구들을 찬찬히 바라본다.

거기에 남아 있는 흔적들,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채워진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첫 데이트를 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작별의 순간을 보냈을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보이지 않게 공간에 스며들어

지금의 분위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완벽한 균형을 가진 공간에서


반대로,

정확한 비율과 균형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공간도 있다.

마치 잘 짜인 교향곡처럼,

모든 요소가 정확한 자리를 찾은 곳.


나무와 금속, 유리와 패브릭,

질감이 다른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곳.

각각의 재료가 가진 특성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어느 하나 튀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균형을 이루는 공간.

그곳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모든 것이 필요한 만큼만 존재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 풍성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런 공간에서 오랫동안 머무르곤 한다.

손으로 가구의 결을 만져보고,

그 섬세한 마감이 주는 감각을 음미한다.

매끈한 표면, 정교한 이음새,

완벽한 각도로 깎인 모서리까지.


천천히 걸으며 빛과 그림자가 어떻게 흐르는지 살펴본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어떻게 공간을 가로지르고,

인공조명이 어떻게 그것을 보완하는지.


그곳의 공기는 깨끗하고,

마치 높은 산에 올랐을 때처럼 맑다.

조명은 필요 이상으로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마치 좋은 배경음악처럼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무심코 앉아본 의자는

등을 기대는 순간 자연스럽게 몸을 감싸고,

마치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온 것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손으로 쓸어본 테이블의 표면은

따뜻하면서도 부드럽다.

나무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현대적인 마감이 더해져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공간.

그 안에 들어선 순간,

나는 마치 그 공간이 나를 위한 무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관객이면서 동시에 배우가 되어

공간과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지 않는다.

그저 천천히 공간을 느끼고,

무언가를 만지고,

소리를 듣고,

하나씩 차분하게 감각을 채워간다.

마치 명상을 하듯이,

공간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인다.


이런 공간에서 나는,

어떤 공간이 사람을 감싸 안을 수 있다는 걸 배운다.

빛이 어떻게 가구를 감싸고,

그 가구가 다시 사람을 감싸는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어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


나는 공간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을 중요하게 여긴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촉각이 전해주는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장의 나무결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면

나무가 자라온 시간이 느껴지고,

쇼룸에 놓인 부드러운 패브릭을 만지면

그 천을 짜낸 이의 정성이 전해진다.


작은 공방에서 만든 도자기의 표면에는

장인의 손길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그것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제작 과정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어떤 공간은,

그곳에 있는 사물들을 직접 손끝으로 느끼는 순간

진짜로 살아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마치 오래 기다려온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설레는 순간이 된다.


그것이 의자든,

테이블이든,

작은 조명이든 간에.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은

그 사물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끝으로 무언가를 만지며

그 감각을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무언가를 깊이 경험하는 순간이다.

마치 처음 보는 언어를 배우듯이,

촉각의 사전을 하나씩 채워가는 기분이다.


그 감각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어떤 표면의 질감,

어떤 모서리의 각도,

어떤 천의 부드러움이.


그리고 언젠가,

내 공간을 만들고 싶어질 때

그 기억들이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되살아난다.

마치 오래된 악보를 펼치듯이,

손끝이 기억하는 감각들이

하나둘 모여 새로운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공간이 주는 위로


어떤 공간은 위로를 준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있다.


바쁜 도심 속에서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많지만 시끄럽지 않은 곳.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그곳만의 리듬이 흐르는 공간.


커다란 창문으로 햇빛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그 빛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작은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어

마치 작은 별들이 떠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책을 읽는 사람도 있고,

그냥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노트북을 펴고 일을 하고,

누군가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다.

각자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채우지만,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나도 이곳에서

조용히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마치 따뜻한 이불 속에 있는 것처럼,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도시의 바쁜 움직임이

마치 무성영화처럼 느껴진다.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완전히 다른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


공간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쉬게 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집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

내 마음의 모든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그리고 나는 그런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나만의 낭만을 쌓아간다.

때로는 우연히 발견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찾아가며,

도쿄라는 도시 속에서

나만의 아틀리에를 만들어간다.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


어떤 공간은

마치 오래된 동화책처럼 이야기를 들려준다.

벽에 걸린 사진 한 장,

구석에 놓인 작은 장식품 하나에도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상상하며

나만의 동화를 만들어간다.

이 의자에 앉았던 사람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이 창가에서 바라본 풍경은

계절마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당신에게도 그런 공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디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어디에 가면 시간을 잊고 머무르고 싶은지.

어떤 공간이 당신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도쿄에는 수많은 공간이 있다.

나는 그 안에서

빛과 가구, 온기와 조화를 찾아다닌다.

때로는 오래된 것의 매력에 빠지고,

때로는 새로운 것의 완벽함에 매료되며,

나만의 작은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당신도,

당신만의 낭만을 발견할 수 있기를.

어떤 공간에서든,

당신만의 특별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는다.


그것은 어쩌면 오래된 카페일 수도,

새로 문을 연 쇼룸일 수도,

혹은 작은 골목의 헌책방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당신이 느끼는 감정,

당신이 발견하는 이야기,

당신이 만드는 순간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공간들은 계속해서 새로워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치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가 공간에서 발견하는

작은 낭만의 순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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