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6일
저는 소설을 잘 못 읽습니다. 시도 그렇습니다.
노력은 많이 해봤지만 "뭔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문학적 소양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무식한가?? 쓴 사람이 어렵게 쓴 건가??" 이런 생각 자주 듭니다. 상실의 시대가 그랬고, 시가 그렇습니다.
사실 현대 미술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데도 그렇습니다.
소설은 읽다 보면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말을 안 해주거든요. 그래서 논픽션, 설명 잘 해주는 글, 뒤에 색인 달려서 모르면 더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책 좋아합니다. 유명한 고전 소설책 보다는 그 소설에 관해서 설명해주는 글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설명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좀 생기고 해서 소설 읽는 게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아직도 논픽션 훨씬 선호합니다. 문학 작품 잘 못 읽고요. 이젠 그냥 생긴 대로 살기로 했어요.
이 뜬금없는 고백은 김수영 시인의 기사를 보고 그의 시를 읽어보려다 문학 소양 부족만 절절히 깨닫고 포기해서입니다.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무슨 뜻이지? 욕망이 입을 열어? 무슨 입? 거기에 왜 사랑이 있지? 나는 모르지만 한국에서 고등교육 받은 사람들은 알아듣는 은유인가?? 입이 있는 욕망 몬스터 이런 거? 욕망이 배가 고프다는 건가? 왜 배가 고프지? 근데 욕망 몬스터가 꼭 입을 열어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건가? 안 열면 안 되는 거?
음. 시를 조금 더 읽어보면 이해가 될지도.
도시의 끝에 사그라져 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
...응? 재갈? 재갈은 돌멩이잖아? (국어실력 뽀록) 재갈거리는 소리라면 재갈이 부딪히는 소리? 아 그러면 라디오가 지직하는 소리를 시적으로 표현한 건가? 근데 아까 욕망 몬스터 얘기하다가 왜 우리 도시 끝으로 왔지? 시인이 거기 사나?
....그러다가 그냥 거기서 포기. ㅠ.ㅠ
이래서 연애 초기에 남편이 (무려 골수 공돌이 코더님이) 시를 써서 줬는데 "이거 뭐야 이해 안가 웃겨" 했겠죠.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