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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3. 2018

남녀의 차이, 그리고 처음 알게 된 문화 차이

2016년 8월 13일

양파도 여혐이라고 욕먹는데, 본격적으로 욕먹을 글.     




다 쓰고 나서 댓글 달아주신 분 덕분에 여기 글을 봤습니다:

 https://www.facebook.com/bamboosmwu/posts/980828638681018?hc_location=ufi


제가 생각했던 '정상적인 관계'와 여기서 보이는 모습은 참 많이 다르네요. 이런 상황이 흔하다면, 아랫글 그냥 다 무시해주세요.     

이렇게 또 문화 차이 배웁니다.     




연대 대나무숲에서 가열차게 까이는 글을 봤다. (#47934번째 ) 내가 아줌마라 그런가, 너무 남초 환경에서 오래 있었나. 그 정도로 욕먹을 글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으나, 그 친구가 여혐에 민감한 분위기 파악 못 해서 두드려 맞는 건지 궁금해졌다. 좀 문제가 되겠다 싶은 문장이 있긴 한데 ("저는 여자친구를 더 사랑해주고 싶은데 여자친구는 그걸 거부해서 오히려 서운합니다") 이것 역시 그 젊은 나이 친구들 중, 여자에게 끌리고, 사귀고 싶은 마음에서 성욕이 배제된 게 좀 더 특수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에 "이래야 한다"의 슈드비족과 "현실이 이렇다" 이티스 족에 대해 글을 썼다. 난 사실 관찰 후 분석전문이라, 대책 마련보다는 현상 분석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내 경험과 분석 방식으로 과반수면 '평범한 현상'이라고 정의한다면 -     


젊은 남자가 멀쩡하게 생긴 여자를 볼 때 섹스를 상상 => 평범 

성적으로 끌리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낌= >평범 

성적으로 전혀 안 끌리는, 섹스를 상상도 안 해본 여자에게 대시하고 연인관계가 됨 => 안 평범 

사랑하니까 관계하고 싶다고 생각 => 평범 

여자에게 사랑==성욕이 아닌 건 알지만, 그래도 날 사랑한다면 같이 관계를 가지고 싶지 않을까 생각 => 평범 

여자보다 평균적으로 성욕이 높음 => 평범     


그러나     


관계를 가지는 걸 내가 "사랑해 줌"이라고 생각함 => 이건 니가 핀트가 좀 빗나갔다. 

여친이 거부해서 서운함 => 1) 자신에게 안 끌려서 안 하는 것 같아 서운함? 평범. 2) 여자가 안 자줘서 서운함 =>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좀 조심해야겠다. 3) 내 사랑을 안 받아줘서 서운함 => ㅇㅇ 핀트 완전 탈선했음.     


자.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욕먹을 각오하고 씁니다 ㅋㅋ     


개개인이 원하는 사랑의 표현은 여러 가지가 있단다. 좀 오글거리지만 그래도 참고할 만한 웹사이트에서는 (http://www.5lovelanguages.com/) 사랑의 말, 나를 위해 해주는 행동, 나를 위한 선물, 같이 보내는 시간, 신체적인 접촉으로 나누더라. 난 연애에는 순수 공대녀로서, 선물 같은 거는 됐고, 날 위해 해주는 행동도 필요 없다. 좋아한다면 좋아하는구나 믿는다. 이벤트 필요 없고 엄청 대단한 사랑 고백 필요 없다. 하지만 같이 뭔가 같이 하는 거 좋아한다. 마지막 신체적인 접촉에서 개인별로 선호가 좀 갈리는데, 안아주고 백허그하고 뽀뽀만도 충분한 사람 있고, 성적인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한 사람도 있다. 꼭 남녀는 이렇다 일반화하진 않겠으나, 평균적으로 남자 쪽이 신체적 접촉에 좀 더 중요도를 준다고 하자.     


나는 선물 주고받는 거 귀찮고 싫지만 내 파트너가 작은 선물을 좋아한다면, 내가 조금 더 배려해서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수다 떠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내 파트너가 좋아한다면 나도 그렇게 사랑 표현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체적 접촉도 그렇다.     

아내가 도란도란 얘기하는 거 좋아하나 "난 쓸데없는 수다 싫어"라면서 전혀 말 안 하는 남편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난 생일 선물 같은 거 정말 바보 같다고 생각해"라면서 아무런 선물도 절대 안 챙기는 사람은? 어차피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서 서로서로 조금씩 맞춰가는 건데, 꼭 신체적 접촉을 하고 싶어 하는 걸 무조건 더럽다고 비하할 필요 없고, 선물 받고 싶거나 챙김 받고 싶은 걸 의존적이다 욕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다른 방법으로 드는데 뭐 어쩌겠소. 사랑하면 서로서로 좀 배려하면서 사는 거지.     


사귀는 사이고, 여친을 실제로 사랑하고,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이라면 그래도 남자가 많이 여친 기분 고려하고 눈치 많이 본다고 느끼는데 이건 확실히 문화 차이인가;;;; 말투 뽄새가 좀 그렇긴 해도 어린 남학생이라 뭐 그냥저냥 이해 가고. 섹스하려고 여친 만들었냐 공격은 좀 불공평한 듯하고(아니 멀쩡한 여자면 상상 한다니깐;; 좋아하는 여자라면 얼마나 많이 상상했겠소. 처음부터 관계 상상이 안 될 여자였음 좋아하지도 않았을 거고).     

자. 여기까지 읽고 "그래요 내 성욕도 좀 인정해줘요" 하는 사람 있을까 봐. 성욕이 있다고 욕하는 게 아니라 지도 남자라고 껄떡거리며 원하지 않는 여자한테 치근대고 몰카나 찍고, 찾아서 보고, 성희롱하고, 그게 집단화되어서 남자인 나는 욕구가 있으니 니네가 맞춰줘야 한다!! 라는 사회적 메시지가 지랄 같다는 거죠. 그게 너무 지랄 같다 보니까 아예 남자 성욕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도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걸 고사성어로 자업자득이라고 한다 배웠습니다.     


덧1:

실제로 영국 주부 사이트에서도 최소 일주일에 한 번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고민 글이 - 남편이 관계를 원하고 부인은 관심이 없는 케이스. 보통은 여자가 올리지만, 어쩌다가 "부인의 성욕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요" 글 올렸다가 뼈도 못 추리게 밟혀 돌아가는 남편 분들도 있음. 약 10:1, 20:1의 확률로, 부인이 더 원하지만 남편이 거부한다는 글도 올라옴. 물론 그런 글에는 "저도 외로운데 우리 만나볼까요"라고 작업 거는 남자들 있음 (...)     


덧2: 

추가로, 왜 여자가 싫어할까의 이유에 대해 토론하다 보니... 음. 네. 뭐, 다시는 하기 싫다 생각했을 이유가 몇십 개는 떠오르는군요. 야동을 잘못봤다던가 등등. 이하생략.     


덧3: 

글 다 쓰고 나서 댓글 보고 문화 충격. 


이런 거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니었습니다. 참 한국 꽤 안다 해도 이럴 때 무지가 드러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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