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pa Jun 06. 2018

당신의 일상 생활이 곧 당신이란 사람이다-개정판

2017년 1월 4일

당신의 일상생활이 곧 당신이란 사람이다/ You are what you do.    

     

자기계발의 제 1법칙은 엔트로피다. 안 쓰면 실력 줄어든다.     


우리는 뭔가를 배울 때 엄청 열심히 해서 그 능력을 '겟' 하면 그것이 내 것이 되겠지 착각한다. 사실 좀 열심히 한 번 배워두면 완전하게 까먹진 않는다. 약 10~20%는 남는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최고의 능력이 100 이라고 하면, 10~20은 남을지 몰라도 나머지는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사그라든다.     

또 착각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은 '자기계발'이지만, '쉬는 시간'에는 뭘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you are what you do. 시간 시간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한다. 퍼져 누워 있으면 나는 퍼져 누워있는 연습을 한 시간 더 해서, 더 잘 퍼져 누워있게 됐다. 한 시간 동안 다른 사람 뒷다마를 깠으면, 나는 뒷다마 까는 언어에 좀 더 능숙해졌다. 한 시간 동안 캔디 크러쉬를 했으면, 캔디 크러쉬 실력이 좀 더 늘어났다.     

난 그렇게 글 쓰는 동안 피아노를 연습 안 했다. 덕분에 난 피아노 실력이 확 줄었다. 글 쓰는 시간 동안 프로그래밍을 더 공부했다면 더 실력이 늘었겠으나 안 했으므로 안 늘었다. 드라마는 열심히 봤으므로 드라마 실력은 늘었다. 잡다한 책은 언제나 많이 읽으므로 잡상식은 늘었지만 전공 책은 덜 봤으므로 전공 실력은 덜 늘었다. 


You are what you do. 


그래서 노력하는 놈보다 즐기는 놈이 무섭다고 한다. 10대에는 조금의 노력으로도 커버 가능해서 크게 표시 안 날지 모른다. 20대에도 반전 가능하다. 그런데 30대까지 가면, 솔직히 자기 살아온 삶의 흔적을 노력으로 커버하긴 힘들다. 내가 지금 죽자고 피아노 시작해도 실패할 것이,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피아노 연습 별로 안 한 걸 봐서 난 악기 연습을 내가 알아서 찾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고, 그게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어서다. 미술? 총구 겨누지 않는 이상 내가 앞으로 몇 년 동안 하루에 8시간 할 가능성은 없다. 난 아마도 지금까지 해 온 대로 계속 글 쓰고, 잡다한 글 읽고, 잡다한 공부 하고, 한국 드라마와 미드 영드 섭렵하면서 살아갈 듯하다.   

이러면 너무 비관론적인데, 여기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면 - 어느 정도 시간 투자로 기술을 마스터 하면, 그것을 일상생활에 끼워 넣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난 요리 잘하거나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니까 이젠 별생각 없이 일주일에 몇 번 요리할 수 있다. 운동을 몇 년 했더니, 매일매일 즐겁게 하고 싶어서 안달 내진 않지만 그래도 하려고 마음먹으면 그럭저럭할 수 있다. 언어도 배우던 가락이 있으니까, 다시 시작한다면 효과적으로 잘 공부할 자신 있다.     


결론. 

인생은 엔트로피. 가만둔다고 잘 되지 않는다. 계속 노력해도 유지할까 말까다. 그러나 좀 빡세게 고생해 두면 슬쩍슬쩍 끼워 넣기가 좀 더 쉬워진다. 한 시간 한 시간, 내가 지금 무슨 연습하고 있는가 돌아보자.

(==> 쓰고 나서도 내가 뻘쭘하군 -_- 전 정말 글 좀 안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원글을 살짝 줄였습니다. 원 포스팅은 여기 


https://brunch.co.kr/@yangpayangpa/223


덧: 

이런 공대생들 같으니라고. 열역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 정의가 있죠.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relativity 이론 때문에,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relatively speaking.. 하면 거품 무는 사람들도 많고요(그 말이 그 말이 아니거든!!). 문과식으로, 혹은 일상적으로 말 할 때 엔트로피라면 "인간의 노력으로 쌓아둔 것은 무너지고 점점 카오스가 증가한다"라는 식으로 대강 쓰는데 물리학의 정의에 딱 맞진 않겠죠. 그래서 단어 정의도 보통 두세 개로 나옵니다.


1. a thermodynamic quantity representing the unavailability of a system's thermal energy for conversion into mechanical work, often interpreted as the degree of disorder or randomness in the system.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says that entropy always increases with time"
2. lack of order or predictability; gradual decline into disorder.

매거진의 이전글 고학력 여성은 결혼을 선택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