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잡담

뜬금없이 성에 관한 글

2017년 1월 26일

by yangpa

* 페이스북에서는 여성 독자분들로 제한한 글입니다.


나폴레옹의 후손 중 한 명인 마리 보나파르트 공주는 좀 엉뚱한 리서치를 했는데, 여자의 절정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자기 성생활이 아주 불만족스러웠거든요. 이 공주의 이론은 클리토리스가 질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있을수록 절정에 이르기 힘들다는 거였어요. 이걸 증명하기 위해서 200명이 넘는 여자들의 성기를 재고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남자 성기의 제일 예민한 끝부분이 여자 성기에서는 클리토리스가 되는 거 아시죠? 이게 질과 가까우면 아무래도 성관계 시에 마찰이 더 많으니 절정에 이르기가 쉽고, 멀면 절정에 이르기가 힘들다, 뭐 그런 내용이었어요. 참고로 1인치 이상을 teleclitoridienne(거리가 먼 사람!) 이라고 했다네요. 자신도 그 거리가 멀어서 절정하기 힘들다고요.

실제로 질 삽입으로만 절정에 이른다는 여성은 아주 드뭅니다. 뭐 설문마다 다르고 리서치마다 다르지만, 그냥 삽입만 해서 절정에 오르는 여성은 넉넉히 잡아도 대강 10% 이하인 것 같아요. 아예 못 느끼는 여성도 10~15%로 알고 있고요(이것 역시 연구/설문마다 다릅니다. ㅡㅡ). 성 관계를 할 때에 절정까지 얼마나 걸리냐 하면 이것 역시 개인차가 엄청나게 나지만 대략 15분~40분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자위할 때 얼마나 걸리냐 하면 몇 분 정도가 많지요. 자위 할 때 손만 쓰는 사람, 기구 쓰는 사람 등등 있는데, 딜도(남자 성기 모양 자위 기구)를 쓰는 사람은 사실 대다수가 아닙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

저는 자라면서 당연히 여자도 성에 관심이 있고, 여자는 남자보다 삽입만으로 절정에 이르기 힘드니까 좀 더 여자 중심으로 관계하는 게 맞고, 남자야 거의 100% 사정하고 절정에 이르니까 걱정 안 해줘도 된다...는 식의 정보를 주로 보고 자랐습니다. 주위에서 듣는 얘기, 잡지에서 보는 얘기 뭐 그런 거 있죠. 그래서 오히려 섹스를 그리 즐기지 않는 여자들이 고민하고, 여자가 절정하지 못하면 남자가 미안해서 더 노력하고, 그 미안해하면서 노력해야 하는 게 여자는 또 부담스러워서 절정에 다다른 척 하고, 척하는 게 아닌가 남자는 의심하면서도 또 물어보지는 못하고, 그러니까 더 전희를 길게 하고, 여자는 사실 그냥 남자 위해서 하는 건데 빨랑 끝냈으면 좋겠는데 남자는 신경 써준다고 너무 길게 하고 뭐 등등의 시나리오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여자가 관계 시에 자신의 선호를 말하면 이상한 취급 받거나, 남자는 삽입만으로도 여자가 좋아할 거라고 믿거나 한다는 말은 못 들어서, 한국에서의 성 경험 이야기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아는 한으로는 -

- 여자도 자위합니다. 자위하는 방법을 배우는 걸 많이들 권장해요. 어떻게 해야 좋은지 자신도 모르는데 파트너한테 어떻게 바라겠느냐...가 정론이고요.

- 삽입만으로 절정에 이르는 건 포기하는 쪽이 빠릅니다. 아주 드물게 자위보다 관계로 절정이 더 쉽다는 여자들 있긴 하던데 정말 예외고요.

- 자위에 익숙한 여자들은 몇 분 만에 절정 가능합니다. 관계할 때는 기구를 쓰는 커플들 많습니다. 그냥 관계만으로는 느끼기 힘든 건 정상이에요.

- 세계 어디에나 싫지만 좋은 척하는 여자들 많습니다.

- 여자가 성욕이 낮다고 하는데 사실 꼭 그런 건 아니라는 주장도 많습니다.

- 무드 잡고 전희 몇십 분 하고 등등이 힘들어서 차라리 자위하고 말겠다는 남자도 꽤나 보입니다.

- 남자에게 성관계가 남자의 항문에 아프게 삽입만 하고, 성기는 전혀 자극해주지 않고, 그러면서 '좋지?? 좋지??' 라고 파트너가 묻고, 예민한 성기를 조금 자극하려고 하면 이상한 변태처럼 본다 해도 그렇게 즐길까..라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은 여자에게 성관계는 딱 이렇습니다. 아픈 삽입에, 예민한 클리토리스 자극은 없으니 절정도 없고, 그러면서도 파트너는 좋냐고 물어보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말도 못 하는 그런 거 말이죠.

- 즐거운 성관계는 여러 가지로 좋습니다!


뜬금없는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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