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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9. 2018

Classical Education 독후감

2017년 3월 7일

 + '기본'이 뭐길래     


한참 전 설현의 안중근 의사 발언을 보고 난 뜨끔했다. 한국 오래전에 떠나서, 한국말은 유창하게 잘 하는데 기본 상식에서 좀 구멍 나는 게 많다. 특히 한국 역사나 문학에서 그렇다. 난 안중근 의사가 대략 항일 운동한 사람이라는 정도만 알았다. 사진 보고는 못 맞춘다. 긴또깡이라면서 웃어서 더 문제가 됐다는데 그게 뭔지 모르고 김두한도 누군지 모른다. 한국 근대 역사를 그냥 잘 모른다. 송강의 관동별곡을 고등학교 때 배운다던데 그것 역시 모른다. 그렇다 난 기본도 없는 여자다.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난 늘 새로운 무리의 뒷얘기를 몰라서 겉돌았다. 어딜 가나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인사이더에게는 아주 당연하고, 아웃사이더는 따라 하기 힘든, 사실 알아도 큰 도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부 구성원을 단단히 묶는 추억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더 크게 느꼈다. 나는 PC 통신 시절 모른다. HOT는 노래만 좀 알고, 그 시절 드라마나 인기 가수 등도 다 놓쳤다. 남아공에서 자라면서는 또 그쪽 나름으로 컴플렉스가 있었다. Nursery rhyme이라고 하는 동요 같은 걸 난 몰랐다. Three blind mice, see how they run 이런 거. Jack and Jill went up the hill... 이런 것도. 그래서 라틴어 택하고 역사 공부하고 그랬다. 그러면 뭔가 좀 헐렁한 배경이 채워질까 싶어서.     


어쨌든. 그런 이유로 한때 열심히 공부했던 라틴어와 그리스/로마 역사. 그리고 그 시대 관련 기본 상식들을 간단히 정리한 책인데 뭐 아주 잘 쓰였다 그런 건 아니고, 유머 코드도 나와 맞진 않지만 가볍게 며칠 동안 읽을 만했다. 나름 옛날 생각나고 좋더라. 시간 때우기로 추천. 영국의 grammar 스쿨 다니면서 기본 라틴어나 classics 했으면 배웠을 만한 내용과 그 외 잡다한 상식 모음이다.     


재미있었던 거 몇 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기를 대중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1) 논리 2) 감정에 호소 3)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니까 이 사람이 하는 말도 믿어요!' 를 말했는데, 전통적으로 rhetoric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1)는 별로 효과 없고 2나 3을 추천했다고 (...) 그때나 지금이나. 

로마 시대의 명언 중 "we are just statistics, born to consume resources" 헉. 상당히 모던한데? 

오랜만에 Livy, Catullus, Ovid 등등 작가들 보니까 반갑. 읽었던 건 단 하나도 생각 안 나지만.


https://www.amazon.co.uk/Classical-Education-Stuff-Taught-School/dp/17824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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