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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1. 2018

백화점의 혁명- 셀프리지

2017년 5월 6일

페이지가 뭔가 좀 감상문 모음이 되어 가는 거 같지만 어쨌든.     

셀프리지 백화점의 비밀이라고 유튜브에도 올라왔는데 난 넷플릭스에서 봤다. 옥스포드 거리 근처 일 할 때 정말 자주 지나가긴 했으나 그냥 널려있는 쇼핑 건물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현존하는 백화점들의 상당한 많은 부분이 여기에서 시작한 거더라. 이 사람, 80 넘어서는 조금 총기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이래저래 사고 많이 친 거 같지만 정말 대단하다.     

원래 미국사람으로 시카고에서 백화점장 20년 하다 손이 근질근질해 영국에 온 것 같다. 얼마만큼이 이 사람의 창의력이고 얼마만큼이 미국에서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건지 모르겠으나 뭐 대강 정리해보면 -

     

- 돈 처바르며 미디어에 광고 전면전 도입 시도한 사람 

- 이전에는 가게에 가서 내가 뭘 원하는지 말 주면 꺼내주는 시스템에서, 마음껏 둘러보며 즐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꿈. 보고 만지고 할 수 있게 진열해둠. 

- 그때만 해도 옥스퍼드 거리 그쪽은 후진 동네였다고. 거기에 엄청나게 돈을 들여 건물을 뻑적지근하게 지은 것부터가 보통 배짱이 아님. 

- 엄청난 폭격 광고 덕에 오픈 첫 주 그때 런던 인구 4백만 중 1/4이 방문. 1909년에 오픈! 

- 광고빨 조금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때 엄청 화제가 되었던 대서양 횡단 비행 성공 후 그 실제 비행기를 백화점에 가지고 와서 떡 전시함. 

- 지하에서 떨이 상품 세일 하는 것, 일 년에 두 번 정기세일도 이 사람 작품 

- 무려 여자 화장실을 처음으로 설치한 가게라고 -_- 예전에는 여성들이 밖에 나왔다가 볼일 봐야 하면 다시 집으로 가야 했는데 (...) 여기서는 화장실 잠깐 갔다가 쇼핑 계속이 가능! 안전하고, 여성들끼리 다닐 수 있는, '집 밖으로 나갈만한 곳'을 만들어줌. 애 엄마들이 요즘에 백화점 선호하는 이유와 똑같다는. 

- 남녀평등에 좀 더 진보적이었던 사장님이 서프라제트 운동에 긍정적이어서 런던 건물들이 테러당할 때도 셀프리지는 안전했다고. 

- 백화점 직원은 백화점 위층에서 재우면서 거의 종처럼 부려먹던 다른 가게와 달리, 월급 많이 주고 출퇴근시키며 대우 잘 해줌. 대신에 고객 서비스를 무척 강조. 고객 서비스라는 콘셉트 자체를 영국에 들여왔다고도 함. "고객은 언제나 옳다"라는 말을 한 놈의 (Marshal Field) 백화점에서 점장 하던 경력 때문일 듯. 

- 이전에는 각 사회 계층마다 쇼핑하는 곳이 따로따로 있었으나 여기서는 누구든 들여보내줌. 좀 미국식인 '오늘은 하녀라도 내일은 영화 스타가 될지 모른다'는 정신으로 서비스는 늘 최선을 다했다고 함. 지하의 떨이 구매로 소비력이 약한 사람들도 확 끌고 왔음. 

- 이건 정말 놀랐는데 - 그때까지만 해도 화장품을 좀 안 좋게 봐서 화장품 가게를 구석에 뒀다고 함. 향수와 화장품을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보이게 한 것이 이 사람 아이디어. 이건 지금까지도 전 세계 백화점이 동일하다. 

- 유명인/연예인의 물품 광고를 처음으로 쓴 곳이라고도 함. 

- 1925년 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 가게 안에서 데모 시연을 했다고 함. 그 후로 라디오 등등도 했음.     


아주 옛날에 미국 역사 공부할 때 백화점의 역사도 공부한 적 있었는데, 그때 런던이 세계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백화점만은 미국에 좀 뒤떨어졌던 것 같다. 다큐 엄청 재밌었다. 아들 보라고 틀어놓고 내가 더 재미있게 본 것 같음 ㅋㅋ 한국 자막 버전 유튜브에서 찾아서 아래에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meeKSX_4V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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