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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2. 2018

자폐증 - 비타민 D 결핍이 원인 중 하나일까?

2017년 5월 31일

90년대 후반, 내전을 피해 스웨덴과 미국 미네소타에 정착한 우간다와 소말리아 난민들은 새로운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본국에서는 잘 접하지 못했던 특이한 질병에 시달리는 것을 흔하게 보게 된다. 우간다 난민의 경우는 스웨덴 인구의 200배에 달하는 높은 확률로 자폐증 아이를 낳았고, 미네소타의 소말리아 난민들은 약 30명에 1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폐 스펙트럼 정도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심한 자폐 케이스가 많았다. [1] 

무엇이 그렇게 큰 영향을 끼쳤을까? 소말리아 난민들은 백신이라고 믿었다. 백신을 맞고 나서 아이가 이상해졌다고들 했다. 자폐증상이 보통 18개월 정도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즈음에 맞는 백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웨덴 아이들은? 왜 우간다에서 온 난민 아이들만 그렇게 타격이 컸을까? 아프리카 내에서도 백신을 다 맞지만 그 정도까지의 발병률은 없는데. 이 케이스들을 연구한 이들이 도출한 가설 중 하나는 일조량의 차이로, 햇빛이 덜 나니까 비타민 D가 결핍이라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였다. 알다시피 피부가 검으면 검을수록 햇빛에게 보호를 받지만, 햇빛이 잘 나지 않는 곳에 적응한 백인 피부로는 비타민 D 생성이 더 쉽다. 그러므로 아프리카 살다가 스웨덴 같은 곳으로 왔으면 비타민 D 결핍이 가능. 실제로 조사해보니 난민 여성들의 비타민 D 레벨이 아주 낮았다고 한다.     


더 찾아봤다. 이미 가디언에서도 비타민 D와의 링크 가설이 기사로 다루어졌었다. [2] 이민 엄마들 중에서 피부가 짙은 엄마들이 자폐아를 출산할 확률이 크고, 자폐 증상도 지적 능력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케이스가 더 많았다. [3][4]     


그런데 왜 자폐증은 실리콘 밸리 병이라고 불리고, 자폐증을 처음 진단한 사람도 주로 중산층 백인들의 병이라고 믿었을까? 여기서 또 인종차별의 단면을 본다. 백인 위주의 리서치에, 잘 사는 중산층 백인들은 의료 서비스를 더 찾고, 의료진도 백인에게는 더 신경 써주고, 유색인종은 경제적 문제로도 의사를 보기가 힘들고, 의사들은 그리 신경을 써주지 않으며, 정말 심각한 케이스가 아니면 아이 데리고 비싼 병원 자꾸 드나들지 않는다는 여러 문제가 합해져서 '백인 남자아이의 병' 정도로 인식이 굳어진 것. 실제로 아프리카에서는 자폐증을 발달 장애나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 섞어버리고 따로 구분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4]     


한국에 대한 내용도 찾았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폐에 대한 인식이 너무 좋지 않아서 보통 애착 장애라고 함으로서 엄마가 그냥 욕먹는 쪽을 택한다고 (... 어디 가나 엄마가 동네북) [5]     


꼭 비타민 D가 모자라면 무조건 자폐증이다 이것도 아닌 듯하다. 똑같이 비타민 D 레벨이 낮았던 소말리아 여성들 중에 자폐아를 출산한 여성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여성도 있었다[6]. 그러므로 어느 정도 유전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 비타민 D 결핍이 트리거가 되는지도. 그리고 자폐 성향이 남성형 뇌가 아닐까 하는 Simon Baron-Cohen 박사 주장대로, 임신 중에 테스토스테론 레벨이 높은 경우 자폐 가능성이 높았다고도 한다. 물론 그 때문에 증상이 생기는지 아니면 그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그런 특색을 나타내는지는 뭐. [7]     


(사족 - 얼마 전에 유사 자폐로 분류되기 쉬운 아인슈타인 신드롬/ 과독증 아이들 얘기를 썼었는데, 거기에서 묘사하는 가족 프로파일과, 40년대에 자폐증을 공부했던 Leo Kanner가 말하는 자폐 아동의 부모 프로파일이 일치하다. 아카데믹 / 미술 쪽 부모가 많았다고. 이 사람이 접한 자폐증은 high functioning 으로 고지능의 아이들이었다. 아인슈타인에서 말하는 케이스보다 조금 더 심한?)     


결론

비타민 D 결핍과 심한 자폐아 출산 연결 가설이 있음. 백인들만 걸리는 병 아님. 유색인종들은 경제적이나 사회적 문제로, 혹은 인종차별 등으로 백인 중산층만의 관심과 케어를 못 받았을 뿐, 자폐증 확률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을 수 있음.     




추린다고 추린 링크인데, 이걸 보니 내 잉여력에 한숨이 푹. 하아. 왜 사냐 왜 살아.     

[1] 처음 본 곳은 여기 -

https://www.huffingtonpost.com/david-kirby/minneapolis-and-the-somal_b_143967.html

백신이 정말 잘못일 수 있을까는 식으로 너무 나가긴 한다만. 우간다 난민 관련 글: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1365-2788.1995.tb00482.x/abstract


[2] 가디언 글: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16/dec/14/autism-linked-to-vitamin-d-deficiency-during-pregnancy-researchers-find


[3] 유색인종의 이민자 엄마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067639/


[4] 자폐증의 인종 문제

https://psmag.com/news/autisms-race-problem 

아프리카에서의 자폐와 지적장애 분류

https://www.huffingtonpost.com/ronda-lee/autism-and-the-black-comm_b_10111754.html


[5] 한국에서의 자폐증 

https://spectrumnews.org/news/researchers-track-down-autism-rates-across-the-globe/


[6] 비타민 D 레벨이 같이 낮았던 여성들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1651-2227.2010.01755.x/full


[7] 임신 기간 중 테스토스테론, 코티졸 레벨 높음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14/jun/03/boys-with-autism-likely-exposed-to-more-hormones-in-the-wo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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