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잡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pa Jun 12. 2018

벨뷰로 가는 길

2017년 6월 5일

짐을 대강대강 싸고 히스로에 도착했다. 나는 이제 공항! 하면 복장이 정해져 있다. 제일 편한 바지에 셔츠. 핸드 캐리하는 배낭에는 최소한의 물품. 이번에는 진짜 선크림 딱 하나 넣었다. 그리고 터덜터덜 공항 도착했는데 체크인부터 뭔가 심상치가 않다. 질문이 이상하게 많다. 얼굴 표정들도 조금 굳어 있다. 난 별 특징 없는 아시아계 여자라서 사실 뭐 걸릴 일이 잘 없는데, 보안 체크인하는데 가니까 와 진짜 과장 없이 한 15초는 몸수색하더라. 그리고 가방도 하나하나 다 뒤지느라 줄이 엄청 길었다.     


아. 맞다. 어제 런던에서 테러 있었지. 그제야 기억함. 아 진짜 양파 그런 기억력으로 일상생활 가능함?     

뱅기 탔다. 진짜 편한 티셔츠를 입고 와서 그런가 이제는 거의 노숙자 취급이다. 흑흑. 그래 뭐 구멍이 좀 나긴 했어. 하지만 이거 진짜 오래된 셔츠라서 진짜 부들부들하고 편한데. 아 몰라.     

그런데 시애틀 가는 길이 이상하게 뭔가 자꾸 빼먹은 거 같고 한데 생각해 보니까 마지막으로 시애틀 간 게 작년 이맘때였고 그때는 부모님 포함해 전 가족이 같이 갔었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에 갈 때는 둘째가 공항 가는 길에서만 네 번을 토하고 비행기에서도 한 번 토해서 난리가 났었다.     

애 없이 비행하니 이렇게 편할 수가. 미안해 만두야. 엄마가 만두 많이 보고 싶어. 그래도 너 없으니까 편하긴 편하다.     


비행 동안은 좀 기분 업 되는 거 읽고 싶어서 말콤 글래드웰 신간 데이비드와 골리앗 집어 들었는데 슥 다 읽긴 했으나 이전처럼 힐링힐링 우왕 유아소굿 이런 건 아니라서 흠.     

도착했다. 무인 기계를 엄청 설치해서 입국 수속 훨씬 빠르다. 우버 타고 호텔 오니 런던 시간으로 밤 열두시 넘었다. 기절할 거 같다. 하지만 지금 자면 난 밤 열두시에 깨서 눈 초롱초롱. 안 돼. 버텨야돼. 그나저나 여기도 참 너무 익숙해지는 게 서글프구나. 처음 몇 번은 참 신기하고 좋았는데. 뭐 좋은 점이라면 이젠 레스토랑들도 좀 빤하게 꿰어서, 일식집 갈 곳도 있고... 오마이갓 생각해보니까 여기 참 한국 가게도 있었지!!! 컵라면 사러 가야지!! (역시 다이어트는 망할 기세)     


어쨌든. 벨뷰 도착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혐민국 책을 돈 벌려고 냈다란 말이 있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