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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7. 2018

공부를 열심히 하고 열심히 살았더니

2017년 11월 17일

공부를 열심히 했다. 인서울 이름 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데 동기들은 당신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을 단체로 한다. 직캠도 있었단다. 그것을 공론화했다. 그들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돌아서서 들켜도 별거 아니네라며 히죽거렸다. 홍대 얘기다[1]. 

강간해놓고 네가 나를 강간범이라고 말 하는 바람에 내 대학 생활이 참 힘드니 네가 밉고 죽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건 서강대다. [1.1]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취업 준비 빡세게 해서 공기업에 인턴으로 발탁됐다. 그 공기업 간부들은 당신을 모텔까지 끌고가서 성추행했다. 강제로 키스하고 강제로 노래방을 끌고가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슴을 만졌으며 모텔까지 두 번이나 끌고갔다. 이후 지하철역으로 도망간 당신을 강제로 공원으로 데려가 무릎위에 앉힌 뒤 키스하고 가슴을 만지며 유사성행위를 유도했다.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얘기다 [2]. 

다른 인턴 피해자도 있고, 거의 전통에 가까운 상습적 성추행과 성희롱이었다고 한다. 그래놓고 조사과정에서는 여직원을 감금해놓고 LX 공사에서 원하는 진술서를 작성하게 했다고 한다. 물론 가해자는 중요하신 분이므로 짤리기는 커녕 3개월 감봉과 전출. 피해자는 공사의 이미지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퇴사 종용. 결국 계속되는 성추행, 성희롱과 스토킹을 이기지 못해 퇴사. 공론화되고 나서야 가해자 파면. 다른 성희롱 간부는 1개월 감봉. 


똑같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여자로 정말 들어가기도 힘들고 버티기도 힘든 경찰 10년차. 무슨 건덕지라도 잡아내서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할 게 없으니 제일 만만한 여자에게 뭐라도 뒤집어씌우려고 감시하다가, 얼마나 지랄발광을 했으면 유리 멘탈은 아니었을 10년 차 여자 경찰관이 열 살, 일곱 살 두 아이와 같은 경찰서에 다니는 남편을 두고 자살했다. 충북지방청 감찰 얘기다[3]. 근무 태만에 동료들에게 갑질, 해외연수를 독차지했다는 이유를 대려고 했으나 충주경찰서는 개소리하지 말라고 각하 처리했다. 그냥 가기 분했는지 고인의 출근 시각과 사무실 도착 시각, 애들 데려다 주는 장면까지 미행하고 체크하며 사진 촬영도 했다. 경력 10년 차지만 직급 없는 고인이 갑질할 위치도 아니었고, 연수 기회도 실력으로 갔다는 게 증명되자 애들 챙기러 집에 간 건덕지밖에 없으니 그냥 무식한 협박으로 들어갔다. 지각 세 번 인정하라고. 이게 녹취되었다. 강압 수사 끝에 그녀는 목을 맸다. 열 살짜리 큰 아이가 가위로 줄을 끊었으나 너무 늦었다. 그녀의 잘못은 경찰서에서 제일 만만한 사람이었다는 것.     


한샘 사건 글 올린 이후로도 온갖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올라왔다. 남초인 PGR에 성추행당한 이야기 올라오니[4] 주작이다, 남자는 군대 간다(...)는 답도 달리더라(다행히 소수). 만진다고 닳냐는 없어서 다행인가.     

한샘 사건 얼마 되지 않았다. 곧바로 현대카드 사건도 있었고, 보도되지 않은 사건의 숫자는 말할 것도 없다. 노래방에서 성추행 정도로 주작할 필요 전혀 없을 만큼 이런 사건은 매일같이 넘쳐난다. 성범죄 담당하던 판사가 몰카범으로 발각되었으나 사직서로 마무리. 초범이라고 벌금 300만 원. 끝 [5] 명문대 교수가 제자 성폭행. 검찰은 수사 중지 [6] 십 대 아이들은 만취한 친구를 두고 가위바위보 해서 집단 성폭행 [7] 집안에서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아내는 남편이 음란사이트에서 남성 불러내 번갈아서 자신을 성폭행했음을, 해당 동영상을 찾아서야 알았다. [8]     


며칠 동안의 뉴스다. 십 대의 여학생, 이십 대의 여대생들, 인턴들, 아내, 그리고 삼십 대의 직장인. 워킹맘. 안전한 곳이 어딘지, 여성상위 시대에서 여자라는 거 떵떵거리고 누리고 사는 곳이 어딘지 좀 말해주면 단체로 이사 가면 좋겠다. 아니, 여성상위까지도 안 바란다. 성추행 강간 걱정 없이 10대 보낼 수 있고, 대학 다닐 수 있고, 취업할 수 있고, 직장 다닐 수 있고, 가정 꾸리고 살 수 있는 곳이라도.     




 [1] 홍대 단톡방 성희롱: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87911&plink=SHARE&cooper=SBSNEWSMOBEND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466312013486014&id=542154392568452 

[1.1] 서강대 강간범의 분노 https://www.facebook.com/sogangbamboo/posts/1153927431407704 


[2] LX 한국국토정보공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2&aid=0002043945&lfrom=facebook  


[3] 충주경찰서 여경 자살사건 http://m.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510599    


[4] PGR 에 올라온 직장 성추행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74531    


[5] 몰카 판사 http://www.hankookilbo.com/m/v/d6c99a7d8a934be4a834350d11391f35     


[6] 교수가 제자 성폭행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151413        


[7] 10대 집단 성폭행 http://www.vop.co.kr/A00001223882.html   


[8] 남성 불러내 아내 성폭행 종용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8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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