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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Mar 23. 2018

구더기 막을 생각은 안 하고 장 안 담을 생각만

2018년 2월 9일

"나는 전라도 사람과 둘만 있는 상황은 무조건 피한다는 룰이 있다. 술만 들어가면 전라도 사람을 패고 싶어지긴 한데, 안 패더라도 나중에 전라도 사람은 자기 비하했네 날 차별했네 어쨌네 개소리를 잘 하기 때문이다"     

미국 펜스 부통령이 한 말은 대강 "아내를 제외한 다른 여자와는 단둘이 식사도 하지 않는다. 술이 나오는 자리라면 부인 없이 가지 않는다" 이다. 왜? 술이 들어가면 여자를 만지고 싶어 하나? 아니면 여자들이 뭐라고 트집 잡을 것 같나?     

"스카이 출신 아닌 애들이 자꾸 자기네 차별한다고 난리인데, 그냥 비 스카이 출신 애들 고용 안 하면 안 되나?"     

이건 뭐 설명할 필요도 없이 남녀차별 얘기 나오면 그냥 여자 고용하지 말자는 논리와 똑같다.     

"지방대 출신들 무시하고 망신 주는 거야, 뭐 그냥 좀 전통 같은 건데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속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예술하는 사람이 기행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보다 못한 사람 보면 좀 무시하고 밟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잖아. 좀 착취하고 무시했다고, 그 사람의 위대한 예술까지 폄훼하는 실수는 안 했으면 좋겠다. 슬슬 넘어가 주는 관용도 있는 사회는 어떨까."     

역시 개소리다. 그런데 저 위 세 예시 모두 다가 여성 상대 성폭력에서만 아무렇지 않게 남발된다. 나는 타인을 노리개로 취급하고, 내 욕구 충족에 쓰려고 하고, 뭐

대략 내 맘대로 휘두르려고 하지만 그거야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리고 내가 예술하는 사람이면, 큰일 하는 사람이면, 정치하는 사람이면, 사업하는 사람이면, 하나님 일 하는 사람이면 좀 넘어가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귀찮게스리 자꾸 악다구니 쓰면 아예 널 잘라버리고 매장하는 방법을 쓰겠어. 그니까 날 나쁜 놈 만들지 말고, 내 맘대로 휘두르겠다면 좀 고분고분히 말 들어.     

이게 아니라고? 학벌 차이보다, 지역감정보다, 인종차별보다 여성 상대 폭력이 더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정말 아니라고? 저렇게 En 시인 편 들어주는 사람들이 쏟아지는데, 그리고 다들 음 맞아 그럴 수도 있어 끄덕이는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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