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9일
남자를 잘 다루는 비결 어쩌고를 읽었다.
난 남편에게 잔소리를 안 한다. 남편도 나에게 잔소리를 안 한다. 우린 다 큰 성인이라 서로에게 잔소리가 아니라 '말'을 한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 잔소리로 취급한다면 "너는 떠들든 말든 아주 못살게 굴지 않는 이상 난 내 맘대로 하겠다"는 거겠지. 그딴 식으로 살 거면 왜 같이 사냐. 혼자 맘대로 하면서 살아.
남편은 다 큰 성인이라 지 밥은 지가 챙겨 먹을 줄 알고, 자기 새끼들 밥도 잘 챙겨 먹인다. 나 역시 다 큰 성인이라 내 밥은 내가 잘 챙겨 먹고 내 새끼들 밥도 먹인다. 딱히 정해놓거나 서로 눈치 줄 필요 없이 돌아가면서 한다. 몇 살인데 타인이 시간 맞춰 밥 챙겨주길 바라냐.
우린 둘 다 다 큰 성인이라 책임감 강조해가면서 강요할 필요 없이 할 일은 알아서 한다. 상대방이 잊어버린 것 같다 하면 '말'하면 된다. 어린 애도 아니고 하나하나 칭찬해줘야 하면 그게 성인이냐.
입 아파져서 반복 안하 겠다. 부부고, 둘 다 입 달렸고 귀 뚫려있고 고등교육 받아 이해력 있으니 서로 배려 가능하다. 짐승이 아니니 애들 키우는 집에서 좀 더럽다 싶으면 매일 알아서 치우고, 논리적으로 따져야 할 거는 따지고 넘어갈 건 넘어가고. 시가 욕할 타이밍이면 하고, 처가 욕할 거면 하고.
이런 말 하는 ㅅㄲ들이 지네 집 행사는 되게 챙기더라.
귀찮아서 다 대답하기도 싫지만.
여자도 저렇게 해 주면 좋아한다. 싫은 소리 안 하고, 밥 챙겨 먹여주고, 칭찬해주고, 이뻐해 주고, 지가 알아서 청소해주고 안 따지고 감동스러운 위로의 말 해주고 싫다면 강요하지 않고 하면 누가 싫어하나. 그런데 왜 저걸 '남자 잘 다루는 비결'이라 썼을까. 어린 애도 아니고 성인 남자가.
나이 먹었으면 나잇값 좀 하고 살자. 지저분하면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나보고 싫은 소리 하지 말라니. 이 드럽고 게으르고 예민한 주제에 자존심만 센 화상아. 죽어도 밥 달라 투정할 놈들. 구정도 지났는데 언제 인간 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