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9화 by 양세호 ⓒ 양세호
아주 거대한 외눈박이 핑크빛 토끼가 있었습니다. 핑크빛 토끼가 숲을 산책할 때마다 지진이 난 듯 대지가 흔들렸고, 밤에 잘 때 코를 골 때면 그 소리가 이웃나라에도 울려 퍼졌습니다.
숲의 동물들은 그를 두려워하였으며, 아무도 근처에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온순한 성격의 핑크빛 토끼는 숲의 동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자신이 나타나면 모두 숨어 버렸습니다. 핑크빛 토끼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숲 속 동물들을 원망하며 혼자 외로이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극심한 가뭄이 시작되었습니다. 비가 안내린지 일주일이 지나자 개울이 말라 버리기 시작하였고, 한 달이 지나자 강물도 말라 버렸습니다. 숲의 동물들은 지독한 갈증에 한 두 마리씩 쓰러져 갔으며, 모두 숲을 떠나려고 하였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한 두 방울씩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기쁨에 들떠 일제히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뜨거운 태양이 이글이글거리고 있었고 비구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방울은 더욱 많아지고 숲 전체를 촉촉이 적셔주고 있었습니다.
쿵! 쿵! 거대한 발소리와 함께 핑크빛 토끼가 숲 속 동물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숲 속 동물들은 그의 손에 들려진 구름을 보고 비가 내린 이유를 알겠되었습니다. 핑크빛 토끼는 구름을 잡고 꽉 비틀어 비를 뿌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숲 속의 모든 동물들은 지독한 가뭄에서 살아났고 핑크빛 토끼와도 사이좋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9화 / 위대한 핑크
글 그림 / 양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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