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코끼리

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3화

사랑에 빠진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코끼리는 매일 사랑하는 이에게 찾아가 구애를 했으나,

못생기고 보잘것없는 코끼리를 그녀의 부모님은 홀대하며, 그녀를 못 만나게 했습니다.

그녀를 향한 마음은 한결같았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실의에 빠진 코끼리는 열병을 앓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심한 고열과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코끼리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멀리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녀를 뒤로하고, 지친 몸을 비틀비틀 거리며 낭떠러지길을 걷다가 그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진 코끼리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의식을 잃어 가면서도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 코끼리의 몸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였지만 온몸이 붉게 변하고 만 것이었습니다.

코끼리는 몸까지 붉어져 이제는 더 이상 무리에서 조차 있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회색의 코끼리 무리에서 그는 단번의 인기 코끼리가 되었으며,

그녀의 부모님도 특별해진 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코끼리는 사랑하는 이와 행복하게 남은 날들을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짝 행복한 동물이야기 / 3화 붉은 코끼리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