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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Aug 02. 2021

4-2. 웅장하고 호화로운 아레키파 대성당

[아레키파]


아레키파 대성당 (Basilica Catedral de Arequipa)


아레키파 대성당 가이드 투어를 통해 관람했다. 대성당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보였다. 지금도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에는 작동한다고 한다. 파이프 오르간 위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빛이 파이프 오르간에 신성함을 더했다. 아레키파는 페루에서 부유한 지역에 속하는데, 대성당에 보관된 수많은 성당 유물이 이를 증명했다. 리마의 카타콤에는 엄청난 수의 유골이 잠들어 있었지만, 아레키파 대성당에는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한 호화스러운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유물들을 보고 있자니 이곳이 성당인지 보석상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순금으로 장식된 성채 위에는 오팔,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진귀한 보석들로 박혀 있었다. 성직자들이 입던 로브도 순금과 순은으로 제작되었는데, 무게만 20kg이 넘는 것도 있었다. 성당 유물을 보는 건지 귀족 집안의 귀중품 컬렉션을 보는 건지..


이곳에 이토록 귀한 유물들이 보관될 수 있는 이유는 다소 어두웠다. 옛날 아레키파는 황금과 원석들의 매장량은 상당히 풍부했다고 한다. 또한 성직자는 부유층에서 배출되었는데, 성당 관련 물품을 모두 화려하게 장식해 본인의 권위를 과시하고자 했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인 셈이다. 화려한 역사 속 가려진 비극적 사실은 황금과 원석을 채굴하고 제련한 사람들은 정작 아레키파 원주민들이었다는 것이다. 허영과 탐욕이 깃든 장식물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진 않았다.



파이프 오르간
화려한 성물



성당 내부 관람을 마치고, 대성당 옥상으로 올라갔다. 구름이 많아 날이 흐린 탓에 가시거리가 짧았다. 날이 맑으면 저 멀리 솟아있는 해발 6,100m 피추피추 산도 보인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옥상에는 다양한 크기의 종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특정 요일마다 울리는 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일에 따라 다른 종을 제작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고, 육중하고 오래된 종이 여전히 종소리를 울리는 데 사용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대성당 옥상에서 아르마스 광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광장 한가운데 분수가 있는데, 분수를 중심으로 사방이 계획적으로 설계된 모습과 세련된 아치형 건물 양식으로 둘러 싸인 모습이 볼만했다. 



옥상에서 내려다 본 아르마스 광장



숙소로 돌아가기 전 대성당 외부와 역사지구를 좀 더 둘러봤다. 대성당은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고개를 젖혀야 할 만큼 높게 솟아 있었다. 대성당의 위엄과 기세를 드러내기 위해 아주 높게 건축하여, 사람들이 우러러 보도록 만드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게 분명했다. 역사 지구는 관광 목적으로 설계된 구역인 만큼 건축물이 아름다운 유럽의 어느 지역을 축소한 것처럼 보였다. 거리를 거닐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레키파 대성당
아르마스 광장 옆 골목



숙소로 복귀한 시각은 오후 3시. 재래시장과 산타 카탈리나 수녀원을 모두 둘러보고 싶었으니 시간과 체력이 충분하지 않았으므로 선택을 해야 했다. 나와 K는 수녀원, S와 B는 재래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2인 1조로 팀을 나눠 관람한 후 마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저녁 먹으며 각자 보고 느낀 점을 주고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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