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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Aug 08. 2021

5-1. hola, 쿠스코!

[쿠스코]


쿠스코로 가자


아레키파에서 이틀 동안 머물면서 알차게 즐겼다. 어제는 새벽 4시부터 콜카 캐니언 투어를 즐겼을만큼 부지런히 다녔고, 오늘은 쿠스코로 떠나기 위해 새벽 6시에 일어났지만, 피곤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세련된 거리와 우아한 광장이 매력적인 아레키파를 뒤로 한 채 공항으로 이동했다. 아레키파를 찾아온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페루비안 항공 데스크를 찾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상태였고, 우리도 그 뒤에 줄을 섰다.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많은데 운영 중인 창구는 고작 2군데뿐이었다. 30분 정도 기다린 후 우리 차례가 됐을 때, 체크인을 하는 데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던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체크인과 위탁수하물 신청이 모두 수기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온라인 시스템이었다면, 금방 끝났을 일이었을텐데. 체크인을 마치고 돌아보니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공항에 일찍 오길 잘했다. 카페에서 간단히 식사한 뒤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레키파에서 쿠스코까지 비행기로 45분 정도 걸렸다. 창 밖으로 보이는 고산이 가깝게 느껴질 만큼 산이 높게 솟아 있었다. 쿠스코와 가까워지자 비행기는 산과 산 사이를 지나갔다. 산봉우리가 눈높이에 와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이 광경을 보니 놀라웠다. 혹시나 비행기가 산에 부딪혀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비행기가 쿠스코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푸릇푸릇한 고산이 공항을 품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곧이어 고산 특유의 답답함과 지끈거림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고산지대임이 확실했다.





hola, 쿠스코


짐을 챙기고 공항을 나서니 드라이버가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5분 정도 지나자 호스트가 나왔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이곳이 아니고 산블라스 시장 근처에 있었는데, 숙소 체크인 시간인 오후 1시에 맞춰 돌아오기로 했다. 짐을 맡기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이동했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이어진 골목을 조금 걸어가자 산 페드로 시장이 나왔고, 잉카스러운 건물 양식도 보였다.


아르마스 광장에 다다르자 활기가 넘쳤다. 수많은 인파가 뒤섞여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있었고,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신나게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건널목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저 앞에 바실리카 대성당이 보였다. 유럽풍과 잉카 양식이 뒤섞인듯한 독특한 외관이 멋있었다.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을 본 첫인상을 말하자면, 색감이 조화로운 광장! 광장 한가운데 잉카 왕의 동상과 분수대가 세워져 있었고, 분수대를 중심으로 네 군데에 꽃과 잔디가 예쁘게 조성되어 있었고, 가로등과 벤치가 운치를 더했다. “와 진짜 멋있다.” 이번에도 역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쿠스코는 아레키파의 건축양식과 분위기와는 또 다른 멋을 지녔다. 아름다운 도시다.



화사한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루나스 가든에서 즐거운 식사


쿠스코 광장 주변을 둘러보며 브런치를 먹기 적합한 장소를 물색했다. 광장에서 보이는 식당들은 전부 비싸 보여 좀 더 안쪽으로 걸어가다 루나스 가든(Lunas Garden)을 발견했고, 우리 모두 무언가에 이끌리듯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아침식사(Desa yuno) 메뉴 중 영국식(English) 세트와 미국식(American) 세트, 샐러드를 주문했다. 영국식 메뉴는 스테이크, 계란프라이, 밥, 두툼한 감자튀김과 토스트가 함께 나왔다.





음식 맛도 좋았지만, 루나스 가든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고르라면 인상 좋은 사장님이었다. 주문할 때부터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음식이 나올 때마다 사진을 찍으라고 먼저 권유하기까지 했다. 음식이 모두 나오니 이번에는 우리와 단체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샐러드가 주방의 실수로 하나 더 나왔는데, 사장님은 재치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냥 먹으라고 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사장님 저녁에 시간 되면 방문하라고 Free drink 쿠폰을 주셨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유쾌한 사장님 덕분에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쿠스코에서의 첫 시작이 좋았다. 다시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투어를 예약하자
 -소탐대실의 시작?


이번에는 마추픽추와 비니쿤카 투어를 알아보기 위해 광장을 둘러봤다. 광장을 중심으로 세 개의 구역이 모두 상점들로 차 있었는데, 식당과 여행사가 가장 많았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쿠스코에 방문한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떤 아저씨가 자기네 여행사로 방문하라고 호객행위를 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파비앙 여행사를 찾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파비앙보다 더 저렴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일단 나중에 가겠다고 말한 후, 예정대로 파비앙 여행사를 먼저 방문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여행사답게 간판부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투어 안내 책자도 한국어로 적혀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파비앙에 대한 정보를 조사했기 때문에 가격대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였다. 우리는 실제 가격만 확인하고, 앞서 우리에게 호객행위했던 가게로 갔다. 본인을 ‘파비아노’라고 칭하는 이 남성은 예전에 파비앙에서 일한 적이 있었고, 지금은 독립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이건 거짓말인 듯 했다) 파비앙보다 10달러 저렴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투어 구성을 살펴보니 파비앙과 큰 차이는 없었다. 우리는 10달러를 절약해서 나중에 맥주를 더 사먹을 수 있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했고, 이곳에서 투어 상품을 결제했다.


안전 지향적 여행을 추구하던 우리가 모험을 택한 셈이었다. 와카치나 버기투어에서 동행했던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좋지 않은 경험을 한 까닭에 한국인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파비아노’ 투어가 우리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리라 짐작해본다. 하지만 우리는 고작 10달러에 넘어가기 전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상치 못한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비니쿤카와 마추픽추 투어를 한꺼번에 결제했다. 계약을 마치고 광장으로 나왔는데 상당히 소란스러웠다.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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