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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Aug 08. 2021

5-2. 매력투성이 쿠스코

[쿠스코]


쿠스코 지역 축제


쿠스코 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고, 축제가 한창이었다. 현지인들이 전통의상을 입은 채로 모여 있었다. 남성들은 말끔한 정장 차림에 폰초를 입었고, 여성들은 흰색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었으며, 여성들은 머리를 길게 땋은 후 갈색 모자를 쓰고, 커다란 보따리를 등에 짊어지고 있었다. 치마 색은 지역에 따라 달랐고, 모자 띠의 색과 치마 색은 동일한 색상을 사용했는데 주로 화사한 색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적갈색의 건물들과 대비되어 더욱 돋보였다.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행진을 하면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파트너와 서로 마주보며 군무를 추기도 했다. 경쾌한 축제 분위기에 어깨가 들썩였다. 행진 중에는 채소와 과일, 곡물 등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우리도 운 좋게 비닐봉지에 담긴 무언가를 받았는데, 열어보니 알이 굵직한 옥수수였다. 한 입 먹었는데, 우리나라 옥수수보다 달지도 않고 아주 퍽퍽했다. 크기는 실했지만, 맛은 투박했다. 맥주와 함께 먹으면 좋을 안주였다. 


축제를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가족이 우리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그렇게 서너 팀과 사진을 찍고 났더니 다른 사람들도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포토존이 형성됐다. 더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사진을 찍을 때는 인기 스타가 된 것처럼 내심 기분이 좋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쿠스코 골목과 신비로운 12각돌


인파를 헤치고 나와 대성당 옆 골목으로 올라갔다. 쿠스코 광장과 광장 주변 도로는 모두 아스팔트가 아닌 벽돌이 박혀 있어 운치 있고 매력적이었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걷기에는 불편했지만 아름다웠으니 괜찮았다. 이름 모르는 골목길을 지나가다 골목길 분위기가 좋아서 아치형 터널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정처 없이 걸어도 좋을 만큼 골목을 구경하며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오르막을 걸을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산 증세로 인해 걷고 멈춰 호흡을 가다듬기를 반복해야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12각돌에 도착했다. 잉카인의 석조 건축 기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명소 중 하나다. 벽돌을 차곡차곡 쌓은 후 벽돌 사이사이에 시멘트를 발라 건물을 짓는 현대 건축 방법과는 다르게 잉카인들은 거대한 돌을 암돌과 숫돌로 구분해 서로 짜 맞추는 방식으로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돌 하나하나의 크기도 거대했고, 퍼즐 맞추듯 정교하게 맞춰져 있었다. 12각돌이 위치한 지점을 보면, 하단부는 잉카시대에 지어졌고, 상단부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시기에 신축되었다고 한다. 쿠스코는 골목도 매력적이다.





나홀로 쿠스코 산책


쿠스코 광장 구경을 마치고 짐을 맡겨 놓았던 장소로 돌아갔다. 오후 1시가 되어도 호스트는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난처한 상황이었지만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데이터를 쓰기에는 아까워서 고민하다가 근처 작은 카페에서 와이파이를 얻고 호스트에게 연락했다. 문제가 생겨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답장을 받았다. 그렇게 한시름 놓고, 와이파이 사용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치차론을 주문해서 마셨다. 40분 정도 기다리니 마침내 호스트가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우리가 묵을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로 이동하는 중에 아르마스 광장을 지나는데, 아직도 축제가 진행 중이었고 이로 인해 도로가 정체되었다.


우리 숙소는 산블라스 시장 옆에 위치해 있었고, 아르마스 광장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올라와야 했지만 쿠스코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었다.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숙소 근처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기고, 마트에서 장보고 밥을 먹고 푹 쉬었다. 저녁 메뉴는 페루 라면과 햄, 계란 스크램블


숙소에만 있기에 너무 심심해서 오후 6시쯤 혼자 산책을 나왔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좁고 경사가 심했다. 게다가 돌바닥이었기에 다리에 힘을 주고 걸어 내려갔다. 광장까지 가는 동안 봤던 거리의 모습 또한 매력적이었다. 쿠스코에 온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쿠스코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노을을 감상하기에는 시간대가 애매했고 구름이 많고 날이 흐렸다. 아르마스 광장 주변만 서성이다 돌아와야 했다. 쿠스코는 일교차가 심한 편인데, 낮에는 30도가 넘는 한여름 더위를 자랑하지만 해가 지면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반팔, 반바지에 얇은 패딩조끼만 걸쳐 입고 나왔던 터라 제법 쌀쌀했다. 예상치 못하게 찬바람을 맞아서 피로감을 몰려왔고, 숙소에 오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졌다.







오늘의 가계부


택시 (아레키파 역사지구~아레키파 공항) 25솔

택시 (쿠스코 공항~숙소) 25솔

LUNAS GARDEN 점심식사 78솔

마추픽추 투어 230달러

비니쿤카 투어 180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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