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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Aug 08. 2021

5-3. 찬란했던 잉카 제국이여!

[쿠스코]


늦은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이사 준비를 했다. 우리가 첫날에 묵었던 곳은 1박만 예약했기에 숙소를 이동해야 했다. 세탁물 회수 조와 숙소 체크인 조로 나눠서 움직였다. 이제 숙소를 옮기는 일은 익숙했기에 어려울 게 없었다. 다음 숙소는 넓고 쾌적했다. 무엇보다 1인 1침대를 쓸 수 있었다. 현대식 빌라처럼 지어져 호텔 못지 않은 퀄리티였다. 이사 후 바로 나가려고 했으나 비가 내려 잠시 기다렸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날이 맑아졌고, 우리는 밖으로 나섰다.


꼬리깐차 신전 (Coricancha) / 산토 도밍고 성당 (Santo Domingo Church) 


꼬리깐차는 잉카 시대에 태양신을 숭배하고 의식을 거행하던 장소인 태양의 신전이었다. ‘꼬리’는 황금을, ‘깐차’는 거주지를 의미하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과거 잉카제국 시기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성물들이 가득했고, 외부는 황금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현재 외관에서 황금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정교함과 단단함만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꼬리깐차 외관


꼬리깐차 내부에는 잉카 시대에 건축된 건물이 있었는데, 특이하게 창문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지어졌다. 이 건축물도 12각돌을 축조한 방법과 동일하게 거대한 벽돌을 숫돌과 암돌로 구분한 뒤 끼워 맞추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이러한 방법으로 벽을 지은 후 초가지붕을 얹어 집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부분으로 추정되는 것에는 문을 달았던 홈이 있었다. 건축물이 전시된 곳에서 조금 벗어나자 우물로 보이는 터가 있었다. 우물이라고 하기엔 깊이가 너무 얕았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숭배 의식을 진행할 때 사용된 제단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꼬리깐차 전망대 아래로 정성스럽게 조성된 정원이 있었다. 정원은 오직 꼬리깐차를 통해서 입장할 수 있었고 외부로 연결된 길은 없었다. 넓고 반듯하게 정돈된 정원과 주황빛 지붕, 뭉게뭉게 떠있는 구름, 저 멀리 산등성이를 따라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집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장면이 제법 아름다웠다.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광경이었다. 과거에는 드넓은 정원에서 태양신을 숭배하는 종교 의식이 치뤄졌다고 한다. 지금은 비록 금은보화나 종교 행사는 볼 수 없지만, 탁트인 풍경만이 찬란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전망대에서 돌아와 신전 관람을 이어나갔다. 잉카시대에 쓰던 별자리 지도, 잉카인들의 생활을 묘사한 그림과 더불어 아나콘다, 퓨마 등 잉카인들이 다양한 동물들을 숭배한 흔적들도 관람했다. 2층에는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와 기념품 샵이 있었다. 조금 뜬금없긴 했지만, 가볍게 둘러보고 내려왔다. 잉카인의 토속신앙에 관해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꼬리깐차에서 본 전망
꼬리깐차 외관



페루의 맥도날드


페루의 맥도날드는 한국과 얼마나 다를까? 가격은 한국과 동일할까? 페루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있지 않을까? 등 여러 궁금증을 안고 맥도날드로 향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나폴리탄 버거, 클럽하우스, 크리스피 비비큐, 더블 빅맥과 코카콜라 2잔, 잉카콜라 2잔. 우리나라와 다르게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감자튀김에 찍어 먹는 소스로 케첩과 마요네즈를 모두 제공해 주었다. 햄버거 포장을 조심스럽게 열어 버거를 확인했다. 내용물은 알차고 양도 푸짐한 편이었다. 이 중 가장 맛있었던 건 나폴리탄 버거. 토마토소스가 잘 어우러져 자꾸 손이 가는 햄버거였다. 감자튀김도 큼직큼직하고 부드러웠다.



나폴리탄 버거




오후 2시, 쿠스코의 하늘은 화창하다 못해 눈이 부셨다. 하늘과 가까운 고산도시의 태양은 아주 뜨겁고 자외선도 강하다.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기 힘들 정도로 밝았는데, 그만큼 자외선이 강해서 그런 거였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아르마스 광장 뒤에 웅장하게 서 있는 성 바실리카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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