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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Sep 13. 2021

8-6. 투어 끝, 휴식 시작

[우유니]


우유니 시내 둘러보기


숙면을 마치고, 느지막히 일어나 오루로행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숙소가 있는 지역은 여행사가 밀집된 곳으로 비교적 도로 상태와 치안이 좋은 편에 속했다. 터미널에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오후 한 시를 조금 넘긴 오후 시간대임에도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았다. 거리에는 활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모래 바람만 황량하게 불어 댔다. 버스회사가 모인 곳을 둘러봤지만,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는 듯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여행사 거리로 돌아왔다. 대낮인데도 거리가 조용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관광객들이 우유니에 방문하는 이유는 소금 사막 투어 때문이다. 우유니 투어로 벌어들이는 관광 수입과 투어가 우유니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본다면, 오후 시간대에 시내가 한적한 건 당연했다. 게다가 투어를 제외하고, 시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지 못했으니 더더욱 조용할 수 밖에..



버스터미널 근처
숙소 근처 도로
여행사 밀집 지역 인근 광장


여행사 밀집 지역 인근 광장 내 시계탑



K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숙소로 먼저 돌아갔고, 나머지 세 명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여행사 거리 근처 식당에서 피케마초와 실판초를 먹었다. 피케마초는 잘게 썬 소고기와 계란, 감자, 토마토, 양파 등 각종 채소를 함께 섞어 먹는 음식이고, 실판초는 얇게 튀긴 고기, 감자를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다. 둘 다 고기가 들어가서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다. 고기는 언제나 옳다. 다만 고기가 다소 퍽퍽해서 콜라 없이 먹기엔 힘들었다. 맥주와 먹었다면 안성맞춤이었겠지만, 아직 점심이라서 맥주 대신 콜라로 만족해야 했다. 숙소로 돌아와 영화를 보며 아주 푹 쉬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버스표를 예매하자


해가 떨어져 날이 선선해질 무렵, 다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터미널에도 생기가 돌았다. 우유니 full day 투어 시간대를 피해 전략적으로 저녁부터 영업하는 듯 보였다. 버스회사마다 부르는 가격이 달라 서너 군데 둘러본 후 괜찮은 가격대를 부른 회사에서 오루로행 버스표를 구매했다. 우유니 버스회사를 돌아다니며 예약해보니, 우리나라 버스 시스템이 정말 체계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이곳은 계약 사항이나 비용 지불 내역 등 모든 과정이 수기로 진행되었다. 계약을 마치자 장부에 우리 이름을 적은 후, 종이 한 장을 주었는데, 만약 이 종이를 잃어버린다면 다음날 버스 티켓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일종의 계약서랄까? 가방 한쪽에 고이 모셔두고 돌아왔다.



오른쪽에 보이는 칸으로 나뉜 종이가 버스 좌석 배치표다



고기에 고기를 싸서 드셔보세요


저녁식사를 위해 숙소 부근을 30분 동안 헤매다가 2인 1조로 나뉘었다. K와 B는 일식 요리 전문점으로, 나와 S는 로컬식당으로 갔다. 우리가 간 식당은 현지인 맛집임이 분명했다. 관광객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현지인들로 식당이 꽉 찼다. 이곳 식당에서의 메뉴는 오직 하나였다. 접시 하나에 돼지고기 구이와 닭고기 구이 그리고, 감자튀김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고기도 큼직하고 양도 많아서 처음에는 행복했다. 고기를 원없이 먹을 수 있다니 이만한 행복이 또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채소가 턱없이 부족했고, 많은 양의 고기를 계속 먹으려니 쉽지 않았다. 콜라를 마시면서 먹기까지 했지만, 입안에 가득 맴도는 느끼함을 달래기엔 부족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고기와 다르게 퍽퍽하고 질겨서 부드러운 식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고기가 정말 짰다! 결국 다 먹진 못하고 남겨야 했다. 배 든든히 채우고 숙소로 돌아왔다.



고기 한가득



일식 요리를 먹은 두 친구들은 오랜만에 된장국과 흰 쌀밥을 먹어서 힐링했다고 한다. 힐링을 넘어 감동의 쓰나미라도 맞은 것처럼 두 친구의 표정은 온화롭고 상기되어 있었다. 여태껏 먹었던 남미 음식이 대체로 기름지고 묵직한 편이었으니 담백한 음식이 그리울 만도 했겠다. 모두 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듯 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남미 여행 전체 일정표를 점검했다. 운좋게도 코파카바나 숙소 예약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날을 발견했고, 서둘러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했다. 하마터면 여행 일정이 크게 꼬일 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누워 편안한 마음으로 두 다리 쭉 뻗었다. 더 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우유니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오늘의 가계부


택시 (라파즈 숙소~라파즈 공항) 80볼

택시 (우유니 공항~오아시스 여행사) 40볼

오아시스 여행사 우유니 투어(Full day + Sunset, Star rise+Sun rise) 1400볼

라스톨라스 호텔 숙박비 1317볼

우유니 소금호텔 화장실 이용 20볼 (1인당 5볼*4)

컵라면 + 물 저녁식사 (1일차) 108볼

2일차 점심식사 (피케마초, 실판초, 콜라) 124볼

우유니~오루로 세미까마 버스 120볼

세탁비용 206볼

2일차 저녁식사 (고기) 80볼

2일차 저녁식사 (일식) 110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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