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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Dec 10. 2022

생일 선물과 맞바꾼 기부

생일선물 사절!!! 돈 봉투는 받아요!!!


기적이 일어났다. 적어도 나에겐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 세상에는 다양한 부류가 있다. 내가 자주 접하고 눈으로 보고 소통하고 있는 사람들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주변이다. 이 부류는 자신의 생일을 너무도 핫하게 보내고 있었다. 핫하게 보낸 과거가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인플루언서나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나도 따라 해보고 싶은 욕망이 꼼지락 댔다. 


생일날 쏟아지는 쿠폰들과 선물들 대신 열심히 일하고 있는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다. 그 환경단체의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자신의 생일 선물 대신 그곳으로 이체를 해주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처럼 기쁠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이 신기방기한 방법을 접한 후 '선순환이란 이런 것이지!' '진짜 아이디어 좋다.' '나도 꼭 해보고 싶다.' 생각하던 중 12월이 되었다. 


'어떡하지? 계좌 번호를 공개했는데 입금이 한 두건에서 끝나면 어쩌지?' 한 두건이라도 후원이 들어간 거니까 그것도 기부를 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더 좋은 방법을 모색하고 싶었다. 생일 이틀 전, 우선 카톡 프로필을 수정했다. <생일선물 사절! 대신 카톡 돈 봉투 받습니다. 받은 돈 봉투는 환경단체에 100% 기부됩니다. 만원 초과 사절!>라는 메시지를 넣었다. 그리고 매년 쿠폰 선물을 주신 가족과 친척들에게는 대놓고 홍보했다.


12월 7일 생일 당일이 되었다. 아침 7시, 첫 돈 봉투가 도착했다. 연락이 뜸 했던 친구에게서 만 원짜리 돈 봉투가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톡이 들어왔다. "좋은 일 하는데 나도 동참하고 싶어서 보냈어, 생일 축하해" 예상했던 지인이 아니라 깜짝 놀랐다. 이 계기로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의 값어치는 마음속에서 수직 상승했다. 그리고 곧 더 홍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인스타 팔로워가 적지는 않으니 공개하자!' '평상시 플로깅 자주 하고 인증도 했고 환경 실천하는 분들을 조금 알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게시물을 올렸다. 댓글과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 적이었다. 반응을 기다리며 가졌던 설렘과 돈 봉투 수락하는 그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벅찬 선물이 되었다. 세상이 이렇게 따뜻한 곳이라는 것과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더블의 선물이 되었다. 연말연시 따끈한 돈들이 모여 내 이름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이 상황은 트리플 선물이 됐다.


만 원, 이만 원 십시일반 모인 돈은 40만 원을 넘어섰다. 생일날 자정이 되어서 집계를 끝냈다. 처음부터 기부할 환경단체를 생각하고 진행했던 터라 지체 없이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쓰줍인'이라는 곳에 이체했다. '쓰줍인'에 기부를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환경을 처음 관심 갖게 해 준 곳.

그래서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뀐 곳.

나의 선순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곳.

알면 알 수록 환경에 진심인 이곳.

교육과 실천이 함께 가며 진정성 있는 그런 곳이었다.


내 생에 이런 뿌듯한 생일이 또 있을까? 생각한 대로 그리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더니 기적이 일어난 하나의 잊지 못할 생일사건, 물론 수확이 있었기에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수확이 많이 없을 거란 걱정을 한 트럭 했음에도 행동한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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