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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Jan 05. 2023

오늘도 만지는 살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우리 집 남자들이 좋아해서 자주 만져야 하는 돼지의 살, 만지고 싶지 않아도 만져야만 하는 나는 육식을 안 하는 엄마다. '이 돼지는 태어나서 몇 개월 만에 도살 됐을까?'  '태어나서 엄마의 품을 느껴보기나 했을까?' '항생제를 얼마나 투여받았을까?' '살면서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도살장에 들어갈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등 갖가지 생각들이 밀려온다.


두려움을 느끼는 돼지의 눈을 본 적이 있다. 두려움에 휩싸여 한 을 품고 죽은 생명의 부산물을 먹는다는 건 그 한도 함께 넘기게 되어 내 몸에 서리지 않을까? 사람들은 매일 식탁에서 맛있는 고기를 즐긴다. 도살된 고기 살에는 피고름이 가득 맺힌다고 한다. 하지만 난 살덩이를 맛있게 요리해서 식탁에 올려야 한다. 인지부조화의 연속이다. 내가 편히 쉬어야 할 내 집에서 만큼은 육식을 피하고 싶지만 혼자 사는 게 아니다. 나의 가족의 식성도 고려하며 먹고 살길을 고민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그 모든 건 다 "Money"이다. 돈을 벌기 위해 뭐든 했던 시대와 자본주의가 합쳐져 돈 되는 건 뭐든지 생산해 낸다. 가장 잘 팔리는 먹거리는 고기다. 가공된 다양한 식품산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회사들이 무수히 많다. '고기를 먹지 말자'라고 운동하는 것은 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길이나 다름없는 악순환의 사이클이 되었다.


처음부터 인간중심이 아닌 자연과 동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환경 생태 중심이 기본 밑바탕이 되었다면 이런 악순환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먹을 것이 부족해서 도살된 게 아닌 먹기 위해 태어난 그들의 인생을 생각하면 인간이 매우 잔인하다는 생각에 이른다. 제발 부탁인데 먹지 말자가 아닌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는 건 어떨까? 도살을 하는 사람이든 먹는 사람이든 우리는 폭력의 가해자가 자연스럽게 되는 사회구조 속에서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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