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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Jul 20. 2023

작은것이 아름답다

지구농사


요즘 딸내미는 입을 교란시켜 맛을 내는 군것질 삼매경 중이다.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이고  엄마 품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사춘기라 용돈만 있으면 가고 싶은 곳 가고,  먹고 싶은 것 사 먹는 나이가 됐다. 매일 그렇게 입속에 가공식품 털어놓는 모습이 '꼴 보기 싫다'

한 번은 차 안에서 대화를 했다.
"엄마 우리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갈까?"
"매일 그렇게 달달하고 맛있는 것 입에 넣어서 몸 건강은 언제 챙길까?"
(이미 자주 먹는 터라 이렇게 말한 만도 했던 시기다.)
"엄마는 부정적인 것만 말해"(영 못마땅한 말투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미 네가 알고 있으니까"
"......"
"딸내미,,,,,, 지금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당연히 많을 때이고 세상에 새로운 물건들 다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알고 있어~~~ 그런데 우리가 값싼 군것질을 많이 할수록, 가공식품을 자주 먹을수록 재벌이 되는 사람 따로 있고 더 가난해지는 사람 따로 있어, 세상은 그런 구조야,,, 가난뿐이겠어? 건강 악화도 함께 오지,,, 이해를 하려나 모르겠네, 어렵지?"
"......." (또 아무 말도 않는다. 골똘히 듣고 있는 느낌)
"또 한 편으로는 자유롭게 먹는 것 가지고 자식을 통제하는 게 맞나? 엄마도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아. 그런데 인간이 먹지도 못할 식품들을 작작 내놔야지" "딸래마, 엄마가 이제 너 무얼 먹든 상관하지 말까? 너에겐 항상 잔소리니까,,, 듣기 싫으면 안 할게"
"......" (말을 못 한다. 어느 정도 통제도 원하는 건가 싶다. 아님 엄마의 고민을 조금 알 것 같았나?)






먹거리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생명을 주고받는 관계,

상생관계 속에서 온전하게 가치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 먹거리는 이윤추구 거대 식품산업이 밥상을 점령한 현실에서,

안전한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은 개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위 글은 정기간행물 <작은것이 아름답다> 278호 지구농사 편에 실린 글귀이다.


 l생명을 주고받는 관계l 먹는 행위는 살아야 함이고 내 몸을 사랑한다면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 슈퍼마켓이 초록 밭을 대신해 주는 시대이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심고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관리하는 그 일련의 과정은 생략되고 깔끔하게 포장된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는 것으로 시작되는 마트는 대지가 선사해 주는 선물에 대한 감사함을 알 길이 없다. 내 몸에 들어오는 식품이 어떤 것들에 의해 가공되었는지도 관심 있게 공부하지 않으면 그냥 기업을 믿고 구매를 하게 된다. '설마 정부가,,, 기업이,,, 먹는 것 가지고 장난을???' 이 생각이 바로 찐 호구가 아닐까? 먹거리로 장난을 가장 많이 치는 게 거대 식품 산업이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호혜성'이라  생각한다. 주고받음의 행위를 땅과 나눠야 하고 우리의 물질적, 정신적 삶인 땅을 돌보고 섬겨야 한다. 돌보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 위치에 와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좋은 방향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간 대지를 돌보고 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다고 한다. 우리가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지 잊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가장 커다랗고 위대한 것은 대지인데 말이다. 그 대지가 착취의 현장이 되었고 기득권의 선점으로 배를 불리는 수단이 되었다. 되돌아갈 수 없는 구조에 갇혀버린 것이다.

15년간 교육을 받고도 어떻게 인간과 환경 사이의 호혜성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사회가 됐을까? 교육이 문제라고 아무리 목소리를 내봐도 개정할 것 같지도 않다. 알고는 있으되 아는 사람만 괴로운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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