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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Aug 07. 2023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본다면 분명 느낄 수 있어.

헤이뉴스 캡처



휴가철에 휴가를 가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휴가철을 피해서 돌아다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운전하는 신랑 옆에서 sns 접속하니 위의 기사가 떴습니다. 도축장에서 탈출/ 붙잡힌 소는 저항 없었음/ 두 문장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다시 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원치 않는 세상에 태어나서 도축되기까지 세상 밖으로 나온 적도 뛰어본 적도 없을 소를 말입니다. 그리고 저항이 없었다는 행동은 자신의 처지를 알고 곧 체념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도 있고 자식을 끔찍이 사랑할 줄 아는 동물인데 너의 생도 참 불쌍하다고 마음으로 말을 걸어봅니다. 그리고 가족들 몰래 눈물도 훔칩니다. 몰래 눈물을 훔친 건 들키면 그 감정들을 설명하기가 불편해서 몰래 훔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동물권에 대해 공부하고 봐왔던 자료들을 그간 함께 보고 소통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가족이라도 한 마리 소의 사진을 보고 울고 있는 건 이해하기 힘들 것 같기도 했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는 와중에 방금 전 그 '소' 사진과 함께 톡이 왔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저와 같은 마음을 느꼈으나 주변에 이야기할 친구가 없어 제가 생각났다고 하더군요.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비건지향친구는 소의 사진을 보고 한참 울었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는 친구입니다. 비건지향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들끼리는 이렇게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난 적은 없으나 함께 공부하고 온라인 소통을 했었습니다. 외로웠는데 정말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좀 흘러서 운전하고 있는 신랑에게 말을 걸어봤습니다. 헤이뉴스에 보도된 내용인데 소가 도축장에서 탈출했고 20분 만에 붙잡혔는데 별 저항이 없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어서 "그 소 삶이 너무 불쌍하지 않아? 특히 저항하지 않았다는데 자기의 생을 알고 체념한 거잖아,,, 어찌 그랬을까?"라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별 다른 말 없이 그냥 그러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튈 수밖에 없는 말들이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먹거리 체계가 바뀌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80억 인구의 육식을 위해 1년 동안 도축되는 가축들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기준으로 모두 803억 마리입니다. 하루에 2억 마리, 한 시간에 900만 마리, 1분엔 15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도축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 탄생 이래로 인구는 약 1,167억 명 정도라 합니다. 1년 5 개월마다 지구에 살았던 인류 인구만큼의 동물들이 도축되고 있는 거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육식 소비를 합니다. 이 어마 어마한 수의 가축들은 인위적으로 태어나고 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먹거리 소비 지향을 조금만 바꿔보는 전환점이 누구에게나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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