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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Aug 10. 2023

결국 선택이다.


피 한 잔, 아이들 픽업 백업 차량 이동비, 우리 집 형제 냥이 간식비, 우리 집 남매 간식비, 도서 구입비, 나물 재료비, 오늘 제가 소비한 것들입니다. 최소한의 소비를 의식해서 하고 있지만 결국 하루 소비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어제는 구입했는데 오늘은 구입 안 한 돼지고기가 있습니다. 매일 고기반찬이 있어야 맛있게 먹는 가족임을 알지만 엄마인 나의 선택하에 오늘은 고기를 배제시켰습니다. 


오늘은 복날입니다. 복날이라 고기를 더 사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의 선택에 의해 더 많은 가축이 희생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행동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가족과 살면서 비건을 지향하는 삶을 사는 엄마는 그날그날 선택적인 비건지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해 있는 위치에서 아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하루하루 선택을 합니다. 오늘은 우리 가족 채식으로 줄지 고기가 있는 반찬을 줄지 말입니다. 가족은 간접 선택에 의해 고기 없는 날을 의도치 않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의식 있는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더 많은 배움을 동반합니다. 알아야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트에 편의점에 시장에 깔린 수많은 상품들이 환경에 이로운 것보다 반환경 상품이 훨씬 더 많습니다. '눈에 보이니까' '좋아 보이니까' '이쁘니까' '고급스러워 보이니까' '광고에 나왔으니까' '유명한 연예인도 쓰니까' '친구가 저거 쓰고 있다니까' '맛있으니까'라는 이유로 선택했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뜨거워지게 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지금의 환경, 그 디폴트 값에서 벗어나야만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사회시스템은 나를 위한 게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선택의 시작은 정말 사소한 것부터입니다. 사자마자 쓰레기가 될 다ㅇ소 장난감부터 일주일 후 찬밥 신세가 될 물건, 한 번 입고 안 입을 옷을 사는 행위, 장 볼 때 그냥 하나 더 담는 것, 치약을 선택하는 것, 샴푸를 선택하는 것 등등 모두 선택입니다. 그 선택이 모든 생명을 살릴 수 도 죽일 수도 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며칠 전 거울을 보는 데 늘어진 모공과 얼굴의 살들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의 손은 재빠르게 땡팡을 폭풍검색을 하며 팩을 검색한 후 기능들을 살펴봤습니다. 선택은 못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인별에 접속하니 팩 광고가 저를 유혹하더라고요. 현혹당하기 참 쉽게요. 자동 광고가 뜨는 팩을 쓰면 당장이라도 제 모공이 쪼여들고 탱탱해질 것 같은 상상을 합니다. 하나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면 지금껏 그렇게 해서 효과가 없었던 경험이 곧 허상임을 일깨워줍니다. 사람들은 선택하겠지요, 피부과 시술을 받느냐 홈 관리를 위해 제품들을 사느냐 혹은 기본 관리만 잘 하자로 가느냐의 선택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광고에 덫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세상과 매일 매 시간 매 초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이 바뀌는 것보다 정부와 기업이 바뀌는 게 손쉽고 빠르지요. 하지만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 또한 개인 소비자들입니다. 선택받지 못한 상품들을 계속 생산할 이유가 있을까요? 세상에 깔린 상품을 우리 손으로 선택한다는 건 곧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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