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바보가 듣고 놀랐던 임신 이야기
#6 막내이모는 다 좋아
임신 16주 정도가 되면 태아의 성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미혼인 나는 셋째 언니가 임신 초기였을 때, 가족들로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 성별에 관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언니들이 말하길 아들은 한 대 걸러서 나온다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선뜻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언니들은 "엄마가 딸만 낳으면 그 딸은 첫 아이로 아들을 낳는대~"라고 했다.
우리 엄마는 4자매만 낳고 아들은 보지 못했다. 3명의 언니를 둔 나에게는 친조카가 이미 3명이 있다. 첫째 언니는 6살 아들, 4살 딸을 키우고 있다. 11월이면 돌이 되는 둘째 언니의 첫 아이는 아들이다. 헐? 아들이 한 대 걸러서 나온다는 말이 진짜인가? 나는 자연스럽게 셋째 언니의 뱃속에 있는 아기의 성별도 남(男)일지 궁금해졌다.
엄마와 언니들이 말한 또 하나의 이야기는 태아 성별을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안다는 것이다. "에이, 그걸 어떻게 알아~" 나는 또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그러던 어느 날, 첫째 언니네와 셋째 언니네가 함께 놀던 중에 조카들에게 물었다. "이모 뱃속에 있는 아가 있잖아~ 남자 아기일 것 같아, 여자 아기일 것 같아?" 곰곰이 고민하던 조카들은 둘 다 이렇게 답했다. "음... 남자 아기!" 헉... 궁금증이 더 커진 나는 셋째 언니가 하루빨리 태아 성별을 확인하러 가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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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언니는 임신 16주 차에 접어들었고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과 초음파를 확인했는데, 다리 사이에 무언가 걸리적거리는 것이 보였단다. 단톡방에 사진을 보내줬고 내 눈으로도 '그 무언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언니들의 말들이, 조카들의 말들이 들어맞고 만 것이다!
우리 가족끼리 떠든 이 이야기들은 과학적으로 전혀 증명된 게 아니다. 낭설일 뿐이다. 우리 가족은 그저 새 생명의 탄생 하나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즐겁다. 맞으면 맞는 대로, 틀리면 틀린 대로, 우리 가족의 행복은 늘어가고 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셋째 언니는 다음 달에 출산을 앞두고 있다. 조카가 남자아이면 어떻고, 여자 아이면 또 어떠랴. 조카바보인 막내이모는 그냥 다 좋다. (>_<)
아가야, 언니 뱃속에서 한 달만 잘 참고 건강하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