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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복 May 29. 2023

혼자 있는 밤... 창문 두드리는 소리!





멈췄다.

유리창문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가 멈췄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로 인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

방구석에 몸을 찰싹 붙이고  얇은 커튼이 드리워진 유리창문을 사정없이 노려봤다.

그렇게 한참을 꼼짝하지 않은 채 벌렁대는 가슴을 간신히 가라앉혔다.

그러고 한참이 지났다.


이제 정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몸을 서서히 세우고 살금살금 창가 쪽으로 움직였다. 커튼 쪽으로 손을 뻗어 제치는 순간 미친 듯이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렸고 나는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제야 유리창에 비친 형체를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나방이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나방은 처음 봤다.

괴물처럼 커다란 나방은 창문 불빛을 향해 사정없이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사람이 작정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와 거의 흡사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 아마 중학생이었던 것 같다.

하필 온 가족이 외출하고 혼자 집에 있을 때 겪은 일이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지옥 같은 공포를 경험했다.

나방이라서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나방치고는 정말 커도 너무 컸다.

그렇게 큰 나방은 그 후 본 적이 없다.

지금도 그때 그 여름밤을 올리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여름밤 #공포 #나방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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