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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복 Oct 05. 2023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엄마가 있었다


늦은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식탁에 꽈배기가 든 봉투가 놓여있었다.


"외할머니 다녀가셨어?"


아이들한테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수북했던 분리수거함도 비워져 있고 주방 한구석에 멋대로 말라비틀어져있던 걸레도 깨끗이 빨아져 있다. 바닥청소까지 하셨나 보다.




대충 옷을 갈아입고 베란다로 향했다.

세탁기에 빨랫감을 집어넣는데 뜬금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몸도 마음도 나는 이렇게 너덜너덜한데 왜 천애고아처럼 기댈 곳 없는 사람인양 이 악물고 버티려고만 하는지...

나에게도 엄마가 있었는데 말이다.

몰랐던 사실을  깨달은 것 마냥 새삼스럽게 서럽다.




단 한 번도 삶이 쉬워 본 적이 없다.

어렵고 또 어려워도 

버겁고 또 버거워도

책임감으로 이 악물고 견디고 또 견디며

충실하게 살아가려 그토록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왜 더 허탈해지는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냥 다 관두고 엄마 곁으로 가서..

가만히 쉬었으면 좋겠다.




#어른 #아이 #삶 #엄마 #돌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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