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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복 Apr 10. 2023

장고항 가는 길

그곳엔 실치가 제철이었다



 




오늘은 남편과 함께 장고항에 다녀왔다.

점심즈음 도착한 터라 배도 출출하고  수산물센터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늘 그렇듯 나에게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무덤덤하게 봐 넘길 수 없는 공간이다. 살갑게 인사하는 상인들이 남 같지 않아서 세세히 자꾸만 보게 된다. 그곳 어딘가에 꼭 내가 서있을 것만 같아서.



실치회가 제철인가 보다. 이 집 저 집  할 것 없이 실치더미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난 뒤 유난히 해산물이 싱싱해 보였던 첫 집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실치와 귀꼴뚜기가 제철이라 하나씩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하게 나온 실치회무침!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게 생겼다. 쌉싸름하고 달큼한 실치와 입맛 사로잡는 야채무침과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었다.

이어서 나온 귀꼴뚜기! 비주얼은 이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데쳐서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데쳤을 때 보면 왜 귀꼴뚜기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두 개의 귀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데 은근 귀엽다. 귀엽거나 징그럽거나 결국은 같은 운명이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파랑 커피트럭이 반겨준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녹차라테 한잔 주문했다. 가격치고는 맛이 영 성의가 없었지만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바다를 배경으로 그럭저럭 한잔을 다 비웠다.







등대길에는 실치잡이의 변천사를  글과 그림으로 재미있게 풀어놓기도 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림 따라 걷다 보니 등대가 보인다.

빨간 등대...


강한 바닷바람으로 사진 찍기조차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그리 춥진 않았다.

이제 완연한 봄인가 보다.




장고항 그곳엔 실치가 한창 제철이다.



#장고항 #실치 #귀꼴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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