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악만 있으면 이유식 먹이기, 치카하기, 약먹이기 뭐든지 수월했다. 워낙에 순둥이이기도 했지만 그 음악만 나오면 궁둥이 들썩거리며 그렇게 신나 할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돌잔치 날 돌잡이를 앞두고 잠든 아이를 강남스타일로 한방에 깨웠다는 거 아닌가ㅎㅎ
다들 배꼽 잡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제는 커버려서 기억도 못하는 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랬던 녀석이 오늘...
친구 초대하고 싶어 하는 걸 집 좁아서 안된다고 했더니 왜 오빠는 되고 나는 안되냐고 울며불며 난리를 쳤다. 그때는 너희들 쪼꼬미시절이라 가능했지만 이제는 오빠도 불편해하고 엄마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안된다고... 대신 이사하면 매일 친구 초대하라고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털털하고 다루기 쉬운 아이지만 한번 진상을 부리면 그 끝을 달리는 아이다.
"그래.. 엄마가 나갈 테니 친구를 초대하든 말든 니 맘대로 해!"
화장실로 들어와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막 말리는데 녀석이 어느샌가 후딱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하는 거다.
"엄마가 나간다니까. 친구 초대하라 했잖아."
내가 생각해도 참 유치하다.
"오빠가 있잖아."
아이는 새된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대충 묶더니 휑하니 나가버렸다.
이게 아닌데..
녀석이 선수를 치고 먼저 나가버렸다.
멍하니 잠시 서있다가 씻은 김에 나가야지 하고 있는데 녀석이 다시 들어왔다. 우당탕탕거리며 서랍장을 열었다 닫았다 난리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