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의 정류장을 지나치고 그늘진 정류장이 보여 잠시 의자에 앉았다. 7분 후 도착하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지나오는 길에 그 흔한 커피숍 하나 없더니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던 맞은편 가게가 가만 보니 "셀프커피숍"이다. 조금 오래된듯한 자판기들이 보이고 원형 탁자 몇 개가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무인카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왠지 옛날 다방 같은 느낌의커피숍은 이 동네랑 닮아있다.
그 버스정류장과, 그 거리와 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곳에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익숙한데 잘 모르는 노래다. 노랫말을 유심히 들어본다.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 대충 그런 가사에 애절한 목소리가 김범수를 닮아있다.
궁금해서 폰으로 검색하고 있는데 저만치 버스가 온다.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카드를 챙기고 버스 탈 준비를 했다. 콩나물시루 속 같은 버스에 간신히 발을 들여놨다. 버스 손잡이에 몸을 지탱한 채 이리저리 흔들린다.
시골다방 같은 그곳에서 흘러나오던 애잔한 음악이 귓가에 들려오는듯하다. 낯선 동네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던 조금 전의 나를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