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청도에서 만난 은행나무_적천사 그리고 운문사
전통마을 취재 후 은행나무만 눈에 띄는 증세가 있는 내게 한 지인이 말했다. 청도 적천사에도 엄청나게 큰 은행나무가 있다고.
청도는 운문사가 있어 자주 가는 곳이다. 청정지역이라 산과 내가 맑고 푸르기야 말할 것도 없다. 가끔, 간절한 기원이라도 품었을 때면 사리암으로 가는 돌계단을 숨가쁘게 오르기도 한다.
청도 '청도신지리고택마을' 취재차 두세 번 다녀왔고, 그때 먹은 사찰탕수이도 기억에 남았다. 이래저래 청도를 오갔지만, 은행나무가 있다는 소식은 처음이라 당장 적천사를 찾아갔다.(2024.6.8)
동화사(桐華寺)의 말사이며 사기(寺記)에는 664년에 원효가 수도하기 위해 토굴을 지으며 창건했고, 고승 혜철(惠哲)이 수행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고려시대에 지눌이 크게 중창했는데 당시 참선하는 수행승이 500명이 넘었다는 해설을 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천사 초입을 지키는 우람하고 늠름하고 신선같은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이라는 곽재우 생가 앞 은행나무나 도동서원 앞 은행나무에 비해 둥치로 보나 뻗친 가지가 이 절과 함께 생성됐을 거란 추측을 하게 한다.
'1998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 수령은 약 800년으로 추정된다.'라고 안내판에 쓰여있지만, 그 안내판을 세운 게 언제인지 알 수 없으므로 정확한 수령은 그쯤이라고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안내판이든 해마다 교체하지는 아니할 것이라 볼 때 그 정도라고 짐작하면 될 것 같다. 아무튼, 화학산 기슭에 자리한 적천사(磧川寺) 입구에 두 그루 은행나무를 보러 가을에 꼭 다시 들르고 싶다. 자동차가 다니는 국도에서 1차선 산길 신작로를 따라 2km쯤 아슬아슬 올라가야 곁을 내주는 절. 수도하는 맘으로 걸어서 당도하면 먼저 반겨줄 은행나무가 펼칠 황금색 장관을 봐야지, 안 그러면 내내 눈에 아른거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운문사 불이문에서 보는 은행나무
불이문 반대쪽, 운문사 승가대학 공간_가을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