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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얀얀 Dec 08. 2022

집 밖을 나가지를 못하니

빵 두개 먹어, 많이 먹어


Vol 5. 집 밖을 나가지를 못하니




대만에 오기 몇 달 전, 작은 노트북DSLR을 샀다. 일 하는데 필요했기 때문에 야금야금 최소한의 장비를 갖췄다. 밥벌이는 안 되었지만 언젠가는 먹고살게도 될 날을 꿈꾸며 글을 썼다. 여행 중에도 일을 쉬지는 않.


첫날은 잤고, 

둘째 날은 일을 했다.

역시 침구가 훌륭하잖아. 뒹구는 시간의 격 높아진다.

참. 지난밤에는 코를 너무 골아버린 것 같다. 2인실이라 엄청난 폐를 끼치고 말았다. 대만에서 공부 중이라는 어여쁜 여인과 한방을 썼다. 무려 한국인!이었다.


모두가 나가버린 게스트하우스는 고요다. 배가 고파 편의점에 갔다. 타이베이에는 편의점이 정말 많다.

아무 곳에나 들어가 보니 소담하게 담긴 흰밥이 있 사려 했는데, 빵값을 보고 얼어붙었다. 300원도 안된다. 당장 밥을 내려놓고 빵을 집는다. 이 가격은 옳다.


집(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빵을 물고 글을 썼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여행지의 있는 식사 같은 것은 포기했다.

 안 고프면 된 거다.




내일부터는 놀아야지.

오늘의 고단함이 내일의 자유를 가져다줄 거야.

대만에 오기 전, 대만관광청 서울사무소를 방문해 각종 리플릿과 할인 티켓을 받았다.

집어 올 수 있는 것은 다 손에 들고는 애절한 목소리로 물었었지.


" 여자 혼자 대만에 가려는데요. 대만은 치안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위험할까요? 밤에 돌아다녀도 될까요?"

" 치안이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고요. 한국과 비슷합니다."


대만 여행카페에도 가입했고. 그러다 우연히 여정이 비슷한 여행친구와 연락이 되었었다. 낯을 가리는 편인데도 함께 여행하지 않을래요,라고 물을 수 있었다.


오늘이 지나면 그녀를 만난다. 그녀는 싱가포르에서 타이베이로 오기로 했다. 우리는 타이베이 처잔 역에서 만나 며칠간 함께 지낼 것이다.

그래서 그전에 일을 마치고 싶다. 같이 여행하게 될 난생처음 보는 친구 앞에서 막판에 일을 몰아하다 머리를 뜯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게스트하우스에 혼자여도 괜찮아.

대만 방구석에서  뜯어먹으며 하루가 지나도 괜찮아.

오늘의 나도 반짝반짝 빛난다.









[사진출처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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